[FETV=신동현 기자] 안랩이 AI 중심 전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사회 거버넌스에도 변화를 준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 안랩은 이호웅 호서대학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이 후보는 약 20년간 안랩에서 근무하며 초대 CTO를 맡았던 인물로 AI와 보안 부문의 융합 연구 활동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6년 만에 바뀌는 이사회…사외이사 중심 운영체제 구축
안랩은 지난 13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배당금 규모 확정,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관 변경 안건에는 상법 개정에 따른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사 선임 안건에서는 강석균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함께 고성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아울러 이호웅 호서대학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이번 이호웅 교수의 선임은 기존 원유재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다. 원유재 사외이사는 지난 2020년 안랩 사외이사로 합류해 약 6년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왔다.
안랩은 2012년부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창업주인 안철수 의원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기존 구조에서 2012년 정계 진출과 함께 의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권석균 전 의장을 시작으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호웅 후보, 안랩 재직 시절부터 AI·보안 융합 연구 진행
이번 사외이사 교체는 강석균 대표 취임 이후 이어진 성장 전략과도 맞물린 변화로 풀이된다. 강석균 대표 취임 이후 안랩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1782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25년 2677억원으로 약 50.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약 200억원에서 333억원으로 66.6% 늘었다.
다만 최근 구간에서는 성장 속도가 다소 정체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은 2279억원에서 2606억원으로 약 1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0억원에서 277억원으로 약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강석균 대표는 2025년부터 ‘AI 확대 적용’과 ‘차세대 보안 모델 고도화’를 핵심 경영 과제로 제시하며 AI 기반 보안 전략을 본격화했다.
안랩은 2025년 자체 AI 플랫폼 ‘안랩 AI 플러스(AhnLab AI PLUS)’를 공개하며 보안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한 보안 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30년간 축적된 위협 분석 데이터와 악성코드 대응 경험을 기반으로 생성형 AI와 LLM을 활용해 탐지·분석·대응 역량을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SaaS형 통합 위협 분석 플랫폼 ‘안랩 XDR’에는 대화형 AI 보안 어시스턴트 ‘애니(Annie)’를 도입해 실시간 위협 탐지와 대응 전략 제시 등 보안 운영을 지원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V3 제품군과 안랩 MDS, EDR, SOAR, XDR 등 주요 보안 솔루션 전반에 AI 기반 탐지 기술을 확대 적용하며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2025년 AI 바우처 지원사업’에도 공급 기업으로 참여해 AI 기술이 적용된 보안 솔루션을 수요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 속에서 안랩의 2025년 실적은 매출 2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33억원으로 20.2% 늘며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영업이익 정체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안랩은 올해 ‘엑셀러레이트 안랩(AXELERATE AhnLab)’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AI 전환 전략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와 실행 가속을 결합한 경영 방향 아래 ‘AI 중심 전환(AI-First Transformation)’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업무 방식 전반에도 AI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사외이사 후보로 오른 이호웅 교수는 안랩에서 20년 동안 재직했던 경력이 있다. 이 교수는 2000년 안랩에 입사해 약 20년간 재직하며 시큐리티대응센터(ASEC)장, 엔드포인트플랫폼 사업부문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에는 조직 개편과 함께 신설된 CTO 부문의 초대 CTO로 선임돼 전사 R&D 전략과 미래 기술 발굴을 총괄했다.
CTO 재직 당시에는 AI, 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연구 조직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20년 호서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AI 보안과 클라우드 보안, 블록체인 분야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호서대학교 AISW 중심대학사업단 부단장과 AIX 추진본부 본부장 등을 맡아 산학 협력 기반 연구 활동을 진행하며 AI와 보안 융합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며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랩이 올해 전사 차원의 AI 전환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AI 연구 경험과 내부 이해도를 동시에 갖춘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기술 중심 거버넌스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사외이사의 경영 참여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안랩인 만큼 이번 이호웅 사외이사 후보의 영향력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차기 이사회 의장 선임에 대해 안랩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주주총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