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NH투자증권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윤병운 대표의 연임안을 올리지 않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실적 개선과 내부 평가를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정부의 농협 지배구조 개혁 압박과 맞물리며 대표 선임 절차가 미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주주총회 소집 내용을 공시했다. 공시에는 상법 개정에 따른 정비 사항과 집중투표제, 독립이사 선임 관련 안건 등이 담겼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관련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표는 2024년 3월27일 선임됐으며, 임기는 올해 3월1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연임 여부나 신임 대표 선임 안건이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윤 대표 선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실적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206억원으로 전년(9011억원) 대비 57.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866억원에서 1조315억원으로 50.2% 늘었다.
물론 지난해 실적 개선에는 증시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가 작용했다. 다만 IB 부문의 기여도 역시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누적 기준 IB 부문 영업이익은 4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실적(2778억원)과 비교하면 116.1%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3817억원)과 비교해도 14.5%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출신인 윤 대표의 역량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IB 부문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둔화 흐름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과라는 것이다. 내부 평가 역시 대체로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특별감사를 받는 상황인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윤 대표 연임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농협 조사 결과가 주총을 앞두고 발표되면서, 연임을 서둘러 확정하기에는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11일 농협에 대한 지배구조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조직 전반의 내부통제 및 감시 기능 강화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선거제도 개선 등이 포함됐다.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이번 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엄격하게 나왔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NH투자증권은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달 12일 제1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대표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에서 거버넌스 체제 전환 여부를 논의한 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부문 간 균형 있는 성장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 차원에서 지배구조 체제 전환의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번 검토는 대주주와의 논의 과정에서 이사회에 제안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격한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