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WC 무대 오른 통신 3사…KT만 비어 있던 ‘리더십’

등록 2026.03.05 09:00:24 수정 2026.03.05 09:01:03

[FETV=신동현 기자] 최근 바르셀로나는 MWC 2026이 한창이다. MWC는 모바일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자사의 미래 전략을 선언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논의하며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무대다. 특히 올해 MWC 2026은 ‘The IQ Era’를 주제로 AI 기반 지능형 인프라 전환을 전면에 내세웠다. 통신사들에게는 AI 전환 전략을 세계 시장에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 통신 3사는 분주히 움직였다. SK텔레콤의 정재헌 CEO는 AI 데이터센터(DC), 독자 AI 모델, 산업용 AI 서비스를 결합한 ‘소버린 AI 패키지’ 전략을 공개하고 e&, Orange, Deutsche Telekom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AI 인프라 재편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담은 ‘AI 네이티브’ 전략도 직접 발표했다. 조직·네트워크·고객 접점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의 홍범식 CEO 역시 개막일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를 중심으로 통신의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음성을 AI 시대의 핵심 인터페이스로 재정의하며 글로벌 협력을 제안했다.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통신사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였다.

 

KT도 분주히 움직였다. 로봇 플랫폼 ‘K RaaS’를 비롯해 피지컬 AI 전략, 6G 비전, 기업용 AI 운영체제 ‘에이전틱 패브릭’ 등을 공개하며 기술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무진 발표 역시 충실했다.

 

단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바로 ‘수장’의 부재다. KT는 현재 대표이사 교체 과정에 있다. 김영섭 현 KT 대표가 MWC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박윤영 대표이사 내정자 역시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KT는 이번 MWC에 CEO 없이 참가하게 됐다.

 

MWC는 전 세계 통신 CEO들의 ‘글로벌 데뷔 무대’로 평가받는다.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한국 통신사들에게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인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곳에서는 해외 주요 통신사와 AI 기업 수장들과의 회동이 이뤄지고 전략적 동맹이나 협력 논의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CEO 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을 직접 설명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AI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 리더십의 존재감은 곧 전략의 무게와 직결된다. 물론 실무 조직이 전략을 준비하고 발표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파트너십 협의나 대규모 투자 방향성 결정, 중장기 전략 메시지 제시는 결국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특히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AI 인프라 설계자’로 변신을 선언하는 전환기라면 더욱 그렇다.

 

AI 전환은 속도의 경쟁이다. 인프라, 모델, 데이터, 파트너십이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리더십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KT가 제시한 6G 기술 비전은 분명 구체적이고 경쟁력도 있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기술 설명’이 아니라 그 기술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비전’이다.



신동현 기자 tlsehdgus735@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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