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공정한 거래와 상생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난해 각 산업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재로 협력업체 안전 관리를 비롯한 거래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FETV가 하도급법 공시를 통해 산업계 전반의 하도급 대금 결제 실태를 짚어봤다. |
[FETV=이신형 기자] 지난해 하반기 두산그룹 상장사들의 하도급 대금 결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두산에너빌리티가 대규모 지급에도 단기 지급 비중을 끌어올리며 가장 안정적인 협력사 대금 지급 구조를 보였다. 반면 두산퓨얼셀은 일부 60일 초과 지급이 발생해 법 취지 측면에서 과제를 남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는 광고 대행업을 영위하는 오리콤을 포함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두산, 두산퓨얼셀, 두산테스나 등 총 7개사다. 이 가운데 두산밥캣은 관련 공시를 제출했으나 해외 중심 사업 구조로 국내 하도급 협력업체와의 거래가 없어 공시상 지급 내역이 기재되지 않았다.
하도급 업체에 대한 총 지급액은 두산에너빌리티가 77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두산퓨얼셀 1002억원, ㈜두산 76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두산로보틱스는 45억원, 두산테스나는 757만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업종 특성상 발전·플랜트 중심의 두산에너빌리티가 협력사 풀과 거래 금액 모두에서 그룹 내 비중이 가장 큰 구조다.
지급 규모가 가장 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급 속도에서도 가장 두드러졌다. 10일 이내 40.17%, 11~15일 43.41%로 15일 이내 1~15일의 중단기 지급 비중이 83.58%에 달했다. 전반기 1~15일 비중 85.23% 대비 소폭 조정됐지만 여전히 그룹 내 최고 수준의 신속 지급 관행이 두드러졌다. 이는 발전 설비·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특성상 협력사 수가 많고 공정 연계성이 높은 만큼 빠른 자금 순환을 추구하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역시 1~30일의 중단기 구간에 91.83%가 지급됐다. 다만 현금 결제율은 28.63%로 낮은 편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현금 결제율도 44.66%로 전반기 51.33% 대비 하락했다. 그룹 전반이 현금성 결제율 100%를 유지했지만 실제 현금 지급 비중은 20~40%대에 머물렀다. 상생결제나 어음대체 수단 활용이 일반화된 구조가 확인됐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31~60일의 장기 지급 비중이 62.99%로 장기 구간에 지급이 집중됐다. 전반기 74.5% 대비 일부 개선됐으나 여전히 장기 지급 관행이 나타났다. 두산테스나 역시 31~60일의 장기 지급 비중이 66.09%로 전반기 대비 일부 개선되긴 했으나 장기 지급 관행이 확인됐다. 오리콤 역시 장기 지급 비중이 63.19%로 장기 지급 구조가 확인됐다.
두산퓨얼셀의 경우 11~15일의 중단기 지급 비중이 53.51%로 비교적 준수했지만 일부 60일 초과 지급이 0.02% 발생했다. 하도급법 제13조에 따르면 60일을 넘길 경우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에 두산 퓨얼셀은 “지급기간 60일 초과분에 대해 지연이자를 지급 완료했다”고 전했다.
분쟁조정기구의 경우 지급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테스나, 오리콤의 경우 설치되지 않았으나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 주요 사업 부문은 설치가 완료돼 협력사와의 분쟁 조정에 대체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종합해보면 두산그룹의 하도급 결제 구조는 계열사별 사업 규모와 자금 흐름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협력사 수가 많고 지급 규모가 큰 핵심 계열사일수록 단기 지급 비중이 높았고 자금 집행을 앞단에서 처리하는 관행이 뚜렷했다. 반대로 지급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계열사들은 30일 이후 구간에 대금이 몰리는 후반 정산 구조가 나타났다.
결국 두산그룹은 전사 100% 현금성 결제율을 보이며 현금 위주 지급이라는 법적 취지에서는 대체로 모범적이었으나 대금 지급 속도 측면에서는 계열사별 격차가 드러나게 됐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 퓨얼셀의 초과 지급에 대해 "일부 협력사와의 품질 문제 등으로 논의가 길어짐에 따라 대금 지급이 지연된 것"이며 "초과분에 대해서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지급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