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리스크 위에 쌓은 수주…‘확장’ 아닌 ‘위험 축적’

등록 2026.01.29 08:00:10 수정 2026.01.29 08:01:05

정경유착·배임 논란 속 지주택 계약 지속, 구조적 취약성 여전
정비·비주택 진출, 안전판 될지 미지수…시장 신뢰 회복이 먼저

[FETV=박원일 기자] 서희건설이 정경유착 의혹과 배임·횡령 사건 등 중대한 법적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에도 지역주택조합(지주택) 계약과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사업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지만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신규 계약들이 향후 분쟁과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서희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경영 리스크를 넘어 정치·사법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나토 순방 당시 김건희 씨에게 고가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한 사실을 회사 측이 지난해 특검 조사에서 인정하면서 정·재계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맞물려 이봉관 회장의 사위 인사 청탁 의혹이 제기되며 그로 인한 파장이 커졌던 상황이다.

 

 

법적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해 7월 서희건설 개발사업 총괄 부사장은 지주택 사업 과정에서 조합장에게 뒷돈을 제공하고 공사비를 과도하게 증액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한국거래소는 서희건설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회사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 뒤 2026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내부 통제와 사업관리 전반에 대한 시장의 문제 제기를 반영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력 사업인 지주택 계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택 사업은 조합이 토지 확보와 인허가를 주도하는 구조적 특성상 사업 지연과 공사비 증액, 조합 운영 비리 등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돼 왔다. 특히 시공사가 설계 변경이나 공사비 인상을 요구할 경우 조합이 이를 견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과거 분쟁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서희건설은 최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일대에서 ‘양지 2블록 서희스타힐스’ 지주택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총 1265가구, 공사비 3322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 입지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거 지주택 사업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된 공사비 증액과 사업 지연 리스크가 이번 사업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수도권 서남부에서 준비 중인 화성 야목·비봉 일대 지주택 사업 역시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계약체결 자체는 실적 확대라는 긍정적 지표로 보일 수 있지만 지주택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향후 재무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편, 서희건설은 지난해 12월 말 서울 양천구 목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도 첫발을 내딛었다. 회사 측은 이를 지주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역시 조합과의 이해관계 조정, 자금 조달, 공사비 갈등 등 잠재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내부 통제와 신뢰 회복 없이는 ‘안전판’ 역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주택 부문 진출도 마찬가지다. 철도·인프라·레저 사업은 공사 기간이 길고 매출 인식 시점이 분산되는 특성이 있어 단기적인 실적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기존 주택 사업에서의 분쟁과 현금흐름 부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재무 리스크가 중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희건설의 최근 수주는 외형적으로는 사업 확장처럼 보이지만 내부 통제와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결된 계약들은 향후 분쟁과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수주 증가 자체보다 계약의 질과 리스크관리 역량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희건설이 직면한 과제는 ‘수주 확대’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정치·사법 리스크와 주력 사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최근 이어지는 계약 체결이 위기 극복의 신호가 될지 아니면 위험의 누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관련해서, 서희건설의 입장과 향후 사업전개 방향에 대해 문의했으나 담당자 공석으로 직접적인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박원일 기자 mk4mk044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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