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은 2026년 정기인사에서 20명에 달하는 계열사 대표(CEO)를 교체했고, 이들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15일 롯데월드타워에 개최했다. 이 가운데 올해 유달리 VCM 참석 직전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는 대표가 많았다.
15일 오후 1시 30분 경 롯데그룹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가 VCM에 참석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해 1층 로비 문을 열었다. 입장을 모두 마친 건 오후 1시 50분 경이다. 이 사이에 다수의 계열사 대표가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신격호 창업주 흉상으로 향했다.
매년 개최하는 상반기 VCM은 회의에 앞서 오전에 추모식을 진행한다. 신격호 창업주의 아들인 오너 2세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실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가 추모식에 참석한다. 때문에 지난해까지 개별적으로 헌화를 하는 계열사 대표는 많지 않았다.
올해 헌화식에는 오너 3세인 신유열 부사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해외 체류 일정으로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신동빈 회장의 뒤 자리했다. 추모식에서 헌화는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지주 대표, 롯데케미칼 대표, 롯데지주 각 실장 순으로 진행됐다.
롯데지주 실장 중에서는 신유열 부사장(미래성장실장)이 가장 먼저 헌화를 했다. 그만큼 롯데그룹 내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추모식에 자리했던 각 사업군HQ 총괄대표는 사라졌다.
롯데그룹이 2026년 정기인사에서 HQ 조직을 폐지하고 계열사 대표 20명을 교체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VCM에는 신임 계열사 대표 20명이 VCM에 참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별적으로 헌화를 하는 대표가 많았던 이유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VCM에 참석하기 위해 계열사 대표는 롯데월드타워 1층 로비로 입장해 바로 승강기(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강기가 아닌 신격호 창업자 흉상이 위치한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회의장을 안내하는 직원들이 잠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예상했던 동선은 아니었지만 신임 대표를 비롯해 오전에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한 임원에게는 필수 코스였을 것으로도 보인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헌화 등 추모는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VCM 전·후로 모두 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롯데그룹은 비상경영 상황 속 턴어라운드를 만들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인적쇄신을 단행한 상태다. 고강도 인적쇄신 이후 진행하는 VCM인 만큼 이에 참석하는 주요 경영진의 위기의식도 한층 고조돼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과 달리 롯데그룹 각 계열사 대표가 VCM 참석 직전 말을 아꼈던 배경으로도 풀이된다. 이원택 롯데GRS 대표의 “푸드테크를 강화하겠다”,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의 “트렌드를 읽고 미리 세상을 리드하겠다”는 정도가 기자의 수많은 질문에 답을 한 내용이다.
현장에서 만난 롯데그룹 관계자는 “VCM에서 어떤 내용의 회의가 진행될지 종료 이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며 “주로 상반기에는 신동빈 회장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