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개발공사 점검-경기주택도시공사] ①'단기 분양' 떼고 장기 공공 '디벨로퍼' 승부수

등록 2025.12.21 10:01:43 수정 2025.12.21 10:02:03

3기 신도시·테크노밸리 등 중장기 사업 집중
'선투자·후회수' 자금 구조로 근본적 변화

[편집자 주]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개발공사들은 도시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 재무 부담 확대 등 경영 여건이 변화하면서 사업 모델과 재무 구조 전환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FETV는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각 개발공사의 현황과 구조적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FETV=나연지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단기 분양 중심 개발사에서 벗어나 장기·대규모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3기 신도시와 산업단지, 공공주택 사업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사업 회수 구조 자체가 달라지는 국면이다. 이러한 변화는 GH의 자산과 부채가 함께 확대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GH 사업의 중심에는 3기 신도시와 주요 택지 조성 사업이 있다. 남양주 왕숙·왕숙2,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에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며, 단순 주거 공급을 넘어 일자리와 주거 기능을 함께 설계하는 ‘자족형 도시’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는 광명시와 협력해 자족용지 특화 방안과 조기 보상을 추진 중인 핵심 사업지로, 토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다. 과천지구, 안산 장상 등 기존 택지 사업 역시 단기간에 성과가 가시화되기 어려운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꼽힌다.
 

 

이 같은 대규모 택지·신도시 사업은 분양 중심 개발과 결이 다르다. 토지 매입과 조성,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구축에 상당한 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구조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자산은 늘어나지만, 단기 현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특성을 지닌다. 

 

주거 부문에서는 ‘경기도형 주택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기행복주택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등 계층별 맞춤형 주거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도입해 초기 분양 대금 부담을 낮추고 회수 기간을 장기화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이는 분양과 임대의 경계를 허문 방식으로, 단기 분양 수익보다 주거 안정과 장기 자산 운용을 전제로 한 사업 모델에 가깝다.
 

원도심 재생과 정비사업도 GH 사업 구조의 한 축이다. ‘경기 더드림 재생사업’을 통해 도시재생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용해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신속하게 정비하고 있다. 부천 여월동 사례처럼 아파트형 마을주차장과 연계한 정비 모델은 대규모 재개발에 비해 수익성은 낮은 대신, 사업 기간이 길고 공공성이 높은 구조다.

 

 

주택을 넘어 산업 기반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와 제3판교 조성 사업은 기존 IT 클러스터를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주거와 산업 기능을 동시에 설계해야 하는 장기 개발 사업이다. 일산테크노밸리 역시 경기 북부의 신성장 거점으로, 조성부터 기업 유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다.

 

이처럼 GH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단기 분양 수익을 전제로 한 개발에서 벗어나, 초기 투자 부담이 먼저 발생하고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사업의 공공성과 정책적 역할을 강화하는 선택인 동시에 자금 조달과 재무 관리 역량이 경영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건은 이러한 사업 구조가 지속 가능하냐는 점이다. GH가 선택한 공공 디벨로퍼 모델이 정책 성과와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나연지 기자 yeonji231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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