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가 2012년 일괄약가인하 시행 후 7년 만에 제네릭(복제약) 약가제도 손질에 나서면서 제약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업계는 약가인하 시 수익성 저하로 R&D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다. 때문에 정부는 R&D 비중이 높은 제약사에게 주어지는 우대책을 제시했다. FETV는 제도개편에 따른 각 제약사의 영향 정도와 R&D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한미약품은 혁신형 제약기업 중 매출 대비 R&D 비율 순위가 상위권에 속하면서 약가 인하로 인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가 가산제도가 개편되면 R&D 투자 수준에 따라 가산율이 차등 부여되는데 한미약품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우대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산정기준 개편’에 따르면 제네릭(복제약) 약가 산정률이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 수준으로 조정된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현행 53.55%에서 40%대로 조정해 제네릭 약가의 상한선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은 약가 산정률에서 우대를 받는다. 약가 가산제도 개편으로 크게 변경되는 부분은 투자 수준에 따라 가산율이 차등 부여된다는 점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에게 기존 적용된 약가 가산율 68%를 동일하게 적용받으려면 R&D 비율이 상위 30%에 속해야 한다.
2022년 6월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 중 일반 제약사 28개사에서 상위 30%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8위권 내에 들어야 한다. 개별기준 매출 대비 R&D 비율 순위(미기재 업체 제외)를 보면 한미약품은 3위에 속한다. 연결기준으로도 4위에 안착해 기존 우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대비 R&D 비율 ‘15→16.8%’, 매년 상향 중
한미약품은 2023년부터 매출 대비 R&D 비율을 상향시켜나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개별기준 매출 대비 R&D 비율은 2022년 14.1%로 전년 동기 대비 0.3%p 낮아졌다. 그러다가 2023년 15%, 2024년 15%, 2025년 3분기 16.8%로 상승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2022년 13.4%, 2023년 13.8%, 2024년 14%, 2025년 3분기 15.2%로 올라갔다. 2022년 HM15275(비만, 바이오신약), HCP2203(순환기 및 당뇨병, 개량·복합신약), HM100714(고형암, 합성신약)의 연구를 시작했다.
2023년에 시작한 연구개발은 HM17321(비만, 바이오신약), HCP2303(당뇨병, 개량·복합신약), HCP2304(순환기 및 당뇨병, 개량·복합신약), HCP2305(순환기 및 당뇨병, 개량·복합신약)다. 파이프라인이 추가됨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결기준 총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098억원으로 늘어났다. 2025년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1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 대비 연구개발비를 더 늘리면서 R&D 비율이 상승한 양상이다.
이로써 혁신형 제약기업 중 R&D 비율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개별기준으로는 3위, 연결기준으로는 4위에 안착했고 올해에도 R&D 비율이 상승한 만큼 안정적으로 R&D 비율 상위 30% 안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존 약가 가산율 68%를 제도 개편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매출 대비 R&D 비율 상위 30%인 제약사는 이전과 동일한 가산율 68%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방침에도 한미약품은 무풍지대에 있는 셈이다.
◇적응증별 전담 연구개발 조직, 성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최근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품목허가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상용화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되며 에페글레나타이드 확장 전략을 기반으로 비만·대사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에서는 상용화 시점을 2026년 하반기로 잡고 있지만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식약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GIFT로 지정되면 일반 심사 대비 25% 가량 단축된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성과 도출의 기반은 연구개발 조직에 있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약품에 속한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 81명, 석사 213명, 학사 106명, 기타 20명으로 총 420명으로 구성됐다. 종속기업 한미정밀화학과 북경한미약품까지 더하면 총 668명이다.
이러한 인력을 한미약품의 R&D센터, 제제연구소, 글로벌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팔탄제조본부, 평택제조본부와 종속기업 한미정밀화학과 북경한미약품에 배치했다. 이 가운데 핵심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팀’ 단위로 구성했다는 특징을 지닌다.
핵심 연구인력을 살펴보면 박재현 대표가 총괄로 연구개발 조직을 이끄는 형태다. 그리고 신제품개발본부의 김나영 전무, R&D센터 총괄에 최인영 전무가 위치한다. 산하 조직은 팀 단위로 상무급이 이끄는 형태로 조직도가 그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표적항암팀, 면역항암팀, 비만대사팀, 전임상연구팀, QA팀, 신제품임상팀, 임상이행팀, GM임상팀, PV팀, ONCO임상팀, 분석팀, 신제품개발팀, RA팀 등이 있다. 한미약품이 질환군별 바이오신약과 개량·복합신약을 개발하는데 이에 상응하는 전담 팀 구성된 형태다.
이로써 바이오신약에서는 적응증 호중구감소증에 작용하는 에플라페그라스팀이 2022년에 개발완료됐다. 이외 개량·복합신약으로는 당뇨병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소화성궤양치료제, 고혈압치료제, 항혈전치료제 등이 2019년에서 2023년 중에 개발완료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약가 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R&D 활성화에 따른 정부의 적정 보상 체계에 따른 사항은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