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미래를 말하다] 홍재문 온투협회 회장 "규제에 성장 발목…투자한도·예약거래 허용 추진"

등록 2025.12.17 12:27:40 수정 2025.12.17 12:27:51

지속가능 성장 위한 정책 지원 필요…규제개선 필요성 당국에 전달
공급망 금융·창업자금 등 사회적 가치·수익성 겸비한 혁신상품 필요

[편집자 주] 온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규제 부담이 겹치며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온투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금융기술 수출 등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FETV는 업권 대표 CEO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온투업의 현주소를 짚고 구조적 과제와 향후 방향성을 조명한다.

 

[FETV=임종현 기자] "이제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 투자 한도 폐지와 기관투자자 참여 범위 확대 등 규제 해소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온투업법 개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장은 FE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투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이같이 밝혔다. 홍재문 회장은 행시(3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대통령실, 전국은행연합회, 수협은행 등을 거치며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투업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된 지 5년이 지난 현재 법·제도 정비를 통해 시장 안정성과 투명성은 강화됐으나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온투업권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면서 내부통제 유지, IT시스템 운영, 결제원 수수료 등 고정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고 이에 상당수 온투업체가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 회장은 "이제는 시장 안착 단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자 유입 확대를 위한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 개선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의 투자 참여가 허용될 경우 온투업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로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감도 내비쳤다.

 

◇규제 부담에 발목 잡힌 성장…"개선 필요성 지속 전달"

 

온투업계에서는 규제 부담이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를 넘어 산업 성장 자체를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 투자 한도와 예약거래 제한은 자금 유입과 투자 효율성을 동시에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홍 회장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모든 회원사 대표들을 직접 찾아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며 규제 개선 필요성을 금융당국에 전달해 왔다.

 

그는 "현재 개인투자자는 개별 상품당 500만원, 온투업 전체 합계 4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어 분산투자를 통한 자산 배분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온투업이 제공하는 8% 안팎의 중위험·중수익 상품 특성상 현행 한도는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선택을 제약한다는 설명이다.

 

또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다른 금융투자 상품과 비교해 규제 형평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온투업 역시 엄격한 등록 요건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춘 제도권 금융인 만큼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개인투자자 전체 한도의 대폭 확대 또는 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예약거래 도입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홍 회장은 "예약거래는 투자자가 원하는 수익률·투자기간·리스크 수준을 사전에 설정하고 조건에 맞는 상품이 출시되면 자동으로 투자되는 방식"이라며 "투자자의 자투리 자금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차입자에게도 보다 원활한 자금 공급이 가능해지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자본시장법과의 충돌 가능성으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정교한 제도 설계를 통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협업 성과에 농협상호금융 주목…추가 협업 가능성

 

규제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제도적 진전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온투업 연계투자를 허용하며 업계의 숙원 과제였던 금융기관 참여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은 온투업 플랫폼을 통해 개인신용대출 상품 등에 연계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올해 5월 말부터 시작된 저축은행과의 개인신용대출 협업 데이터를 보면 11월 말까지 집행된 6169건, 891억원의 대출은 평균금리 12.06%, 평균신용점수 735점으로 분석된다. 전통 금융기관에서 고금리(15% 이상)를 부담하거나 대출 접근이 어려웠던 중저신용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중금리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온투업의 독자적인 신용평가 기법을 통해 전통적인 신용점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차입자의 상환능력을 다각도로 분석해 기존 금융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들에게 새로운 금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 회장은 "저축은행과의 협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회원사들 사이에서도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정책 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말부터 저축은행과 온투업의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협업이 시작된 이후 9월에는 20여 개 저축은행이 추가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해 금융당국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 초기에 신중했던 저축은행들도 실제 성과를 확인한 후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홍 회장은 "농협상호금융도 온투업과 협업을 위해 준비중에 있다. 최근 농협 단위조합에서도 혁신금융서비스 신청해 당국에서 검토중에 있다"라며 "농협을 시작으로 다른 상호금융권과의 협업도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온투업의 자금 조달 기반이 좀 더 안정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온투업의 성장 방향이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금융권 전반이 생산적금융과 취약계층 지원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만큼 온투업 역시 정책금융의 보완 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현재 경기진작을 위한 소비쿠폰 발행, 소상공인 재기 지원을 위한 장기연체채권 소각,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생산적금융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온투업 역시 공급망 금융, 매출채권담보대출, 창업자금 등을 통해 중소·소상공인에게 대안적 자금 공급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통 금융권의 엄격한 담보·보증 요건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에게 온투업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될 경우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동시에 온투업권의 성장에도 기여하는 윈윈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업권 차원의 혁신 역량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회원사들이 공급망 금융, 창업자금, ESG 연계 상품 등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통 금융권이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부 프로세스를 정교화해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시장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투업체가 취급 상품의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고 운영 시스템 전반을 상시 점검하는 내부 관리 역량이 병행돼야 한다. 개별 회사의 문제가 업권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회원사별 내부통제 기준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온투업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회사들로 구성돼 있어 내부통제나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협회의 자율규제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를 위해 준법감시인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실무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감독당국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공유하는 등 회원사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임종현 기자 jhyun9309@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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