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지난해 공개됐다. 상장사는 해당 지침을 따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밸류업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과 맺은 약속이기도 했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FETV가 각 사의 이행 현황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연평균 매출 성장률 목표를 더 높였다. 1년 전 한미사이언스 연결기준 연평균 매출 성장률로 ‘13.3%’ 목표했고 이번에는 계열사별 최고 33%를 제시했다.
최근 공시한 한미사이언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한미그룹의 올해 총 매출로 2조원 수준을 예상하고 2030년 계열사 합산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했다. 연평균 약 20% 성장률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13.3%에 비해 6.7%p 상향됐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연결기준 1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조2834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연평균 매출성장률 13.3%를 제시한 것에 비하면 목표를 밑도는 성과다. 그럼에도 이번에 목표를 상향 조정한 셈이다.
한미그룹이 이전보다 더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가파른 성장을 자신했다. 특히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는 주요 계열사별 목표를 각각 제시했다. 매출 목표치 달성 시점은 2030년으로 설정하고 2025년부터 이뤄내야 하는 계열사별 연평균 성장률을 제시했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각 계열사 이뤄내야 하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개별기준 한미사이언스는 33%, 한미약품은 20%, JVM은 24%다. 그중 한미약품의 북경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등 종속기업 등을 합산한 연결기준 2030년 매출 목표는 3.5조원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한미약품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연결기준 연평균 매출성장률을 13.3%로 잡았던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당시 2023년부터 2028년까지 13.3%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최종 2028년에 2조326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자 했다.
오너가(家) 내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되면서 최근 목표가 상향 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대표가 임종훈 사장에서 송영숙 회장으로 변경한 2025년 2월이다.
이후 2025년 3월 송영숙 회장이 대표에서 사임하고 외부 출싱인 김재교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됐다. 김재교 부회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메리츠증권 부사장 IND본부장, 유한양행 전무이사 약품부문장을 지냈다.
김재교 부회장은 대표 취임 후 “한미사이언스는 지주사, 한미약품은 핵심 사업회사, 30여개 관계사들은 유기적 협력으로 ‘신약개발 명가’라는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며 “그룹사 간 시너지가 더해질 때 미래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한미그룹의 계열사 전반에 걸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재수립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열사 한미약품 주도로 전략이 수립됐다면 이번에는 지주사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계획을 구성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우선적으로 한미그룹은 2025년까지를 ‘Fundamental Growth 집중’ 시기로 정의했다. 올해까지 R&D와 신제품 개발, 주력 제품 점유율 확대, 그룹 간 시너지 사업 강화, 운영 효율 제고 등에 초점을 맞추고 경영을 했다는 의미다.
그 이후부터 2030년까지를 ‘Dual Momentum 전략’을 시행하는 기간으로 잡았다. 한미그룹에 따르면 탄탄한 토대(Fundamental)에 혁신(Innovative)을 더한 것이 듀얼 모멘텀 전략이다. 혁신은 오픈 이노베이션, 기술 인큐베이팅, 밸류 체인 확장, 글로벌 거점 확보 등을 뜻한다.
지난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라이선스 아웃&인)과 M&A를 통한 적극적인 사업확대, 유럽 및 북미 시장 영업‧마케팅 역량 강화 등의 전략이 기재됐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시기를 구분하고 구체화된 계열사별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내부 개발 ‘Fundamental Growth’를 주도하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Innovative Growth’ 전략을 주도하는 형태로 역할을 정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위해 한미사이언스는 기획전략본부와 Innovation본부를 신설했다.
이러한 전략을 재수립하면서 한미그룹은 목표를 보다 상향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는 25%, 한미약품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2030년까지 달성할 계획”이라며 “주주환원을 위해서도 최소총주주환원율 제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