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최근 대통령실이 한미 협상 관련 팩트시트를 통해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수출 증가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국내 방산 4사에 예산 증액이 추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은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팩트시트를 발표하면서 향후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명목GDP 2557조원을 기준으로 3.5% 국방비가 적용된다면 이는 약 89조5000억원 수준으로 단순 계산만으로 올해 국방비 약 61조2000억원 대비 약 46.2% 증가하게 된다.
업계에서 국방비 확대를 실적에 직접적인 호재로 판단하는 이유는 국내 방산 내수 매출이 대부분 방위력개선비에서 발생하는 구조 때문이다. 방위력개선비는 무기체계 획득·개발에 쓰이는 핵심 예산이다.
LIG넥스원 역시 3분기 실적발표 IR자료를 통해 방위력개선비가 전체 무기체계 투자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즉 국방비가 늘어나면 방위력개선비가 함께 확대되며 이는 곧 국내 조달 물량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4사 실적 흐름은 이미 긍정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천무·천궁 등 지상방산 부문 중심의 매출이 확대되고 폴란드·중동 중심의 수출 물량이 본격 반영되면서 외형 성장이 이어졌다. 수주잔고도 31조원으로 향후 생산·납품 일정도 견조하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와 장갑차 라인업을 기반으로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었다. 특히 폴란드향 K2 전차 계약이 생산 물량을 견인하며 향후 중기 실적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LIG넥스원은 육·해상 유도무기 중심 사업 구조가 강점을 드러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9022억원, 영업이익은 2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크게 증가했다. 특히 수주잔고는 23조43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KAI는 일부 완제기 인도 일정이 일부 지연되며 올해 3분기 매출 7021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수주잔고는 26조원대로 여전히 높다. 전투기·헬기·정찰 플랫폼 등 내수와 수출이 병존하는 구조로 국방비 확대 시 중기적으로 조기경보·정찰 등 신규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방산4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약 100조원 내외로 수주잔고로 인해 이미 2028년 전후까지의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국방비 증액이 더해질 경우 기존 수출 중심 업사이클에 내수 수요라는 두 번째 축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의 조달 사업은 수주 이후 선급금과 운전자본 확보가 비교적 명확해 매출 전환 흐름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국방비 확대는 이 구조의 연속성을 강화해 실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가 이번 결정을 ‘단순한 예산 증가’가 아니라 ‘업황 확장 조건’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출 실적과 향후 흐름만으로도 방산업의 1차적인 업사이클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내수 조달 시장 확대가 더해지면 향후 호황의 폭과 지속 기간이 2029년 이후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국방비 증액 계획이 방산4사에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별로 상이한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수주잔고 증가와 내수 조달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점에서 방산업계 전반의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향후 국방비 집행 시기와 사업별 배분 계획이 구체화되면 방산 기업들의 추가 성장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