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동부건설이 공공·민간, 주택·비주택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구축하며 재도약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상반기 흑자 전환 이후 원가관리·선별수주 기조가 정착되면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첨단산업·플랜트·인프라 확장, 그리고 공공주택 부문에서의 견조한 수주 실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내실형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누적) 매출 1조2349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2.9%) 하락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되며 지난해의 불안정한 흐름을 벗어났다. 매출 정체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힘을 받는 구조는 원가관리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99.5%에서 87.4%로 크게 개선됐다. 이와 같은 이익률 개선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재무지표도 정상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65%에서 올해 3분기 204%로 61%포인트 낮아졌는데 이는 지속적인 차입금 축소와 지분법 자본변동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현금흐름 역시 공공주택 사업 중심의 안정적 매출 인식으로 개선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동부건설은 지난 2~3년간 비용 구조가 악화됐지만 올해 들어 비용 체계가 안정권에 진입했다”며 “순차적인 회복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부건설의 가장 큰 변화는 공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비주택 영역으로 외연을 넓혔다는 점이다. 그동안 공공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상황에서 민간 비주택 공사 확대를 통해 수주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에서의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는 동시에 산업시설·물류센터 등 민간 프로젝트를 잇달아 확보하며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올해에만 GH(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공주택사업 5건을 따내며 8500억 원 규모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했고 동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오뚜기·삼성메디슨 등 주요 기업의 비주택 공사를 수주하며 민간부문 매출 비중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기존의 공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산업시설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성이 함께 확보되는 형태라고 분석한다.
최근 동부건설은 단순 물량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기술과 품질 경쟁력 기반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 주택공급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시설·스마트 물류센터·해외 인프라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기술 기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고창 ‘삼성전자 고창 CDC 물류센터’ 단독 시공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화 물류 설계부터 시공, 품질·공정 통합 관리까지 동부건설이 직접 수행하는 구조로 기술 신뢰도 제고와 추가 수주 가능성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낳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등 첨단산업 인프라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하면서 고난도 공정관리·품질관리 역량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최근 베트남 ‘미안~까오랑 도로 건설사업’을 확보하며 해외 인프라 사업도 재개했다. 신규 수주액은 현재까지 약 3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크게 상회하는 흐름이다.
동부건설은 이러한 기술 신뢰도 제고를 통해 ‘품질 우수 시공사’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비주택·산업 인프라 분야에서 중견 건설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동부건설의 경영 전략은 명확하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경기 변동에 취약한 대형 산업·플랜트 프로젝트는 선별적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략은 특히 금리·자재비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현재 동부건설의 수주잔고는 약 12조원으로 공공·민간·해외가 고르게 포함된 구조다. 이는 분기별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하며 중기 재무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HJ중공업 지분 가치 상승 등 잠재 재무 여력까지 더해지며 향후 수익성 상승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9월 30일 현재 ‘에코프라임 마린퍼시픽'이 HJ중공업 주식 약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부건설이 ‘에코프라임 마린퍼시픽'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다. 11월 14일 현재 HJ중공업 시가총액은 약 2조542억원으로 동부건설 지분가치는 약 4622억원 달한다. 향후 조선업 호황 및 건설 경기 회복세에 따른 지분법 이익 확대와 재무 성과 개선이 기대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되며 연간 실적 회복 기반이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며 “철저한 원가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공공·민간·해외에서 균형 잡힌 수주 흐름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