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온 키움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눈앞에 두면서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초대형 IB의 대표 조달수단인 발행어음을 확보하면 리테일 중심 이익은 강화하면서도 IB 자산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심의했다고 알려지면서 키움증권이 다섯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발행어음 신규 인가는 2021년 미래에셋증권 이후 4년 만이다.
인가를 받게 되면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 범위에서 단기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회사채나 RP차입 대비 금리가 낮고 조달 구조도 안정적이어서 자금 조달 비용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을 확보하게 된다.
조달 여력이 넓어지면 운용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낮은 금리로 마련한 자금을 기업대출·브릿지론·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고수익 IB 자산에 투입할 수 있어 수익성 확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가 발행어음 인가를 초대형 IB 진출의 핵심 요건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발행어음으로 조달단가가 낮아질수록 이자 기반 사업에서도 긍정 효과가 나타난다. 신용공여·채권운용·예탁금 운용 등 이자손익 비중이 큰 부문에서 스프레드가 개선되며 영업이익 규모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키움증권에게 이번 인가는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시장점유율은 15.8% 수준이고 신용공여 잔고는 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손익도 1595억원에서 2020억원으로 26.6% 늘었다.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964억원으로 전체 이자수익의 47.7% 차지한다.
다만 견고한 리테일 기반에도 최근 증시 호황 국면에 키움증권의 성장 속도가 예전만큼 가파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로커리지 중심의 구조에서는 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의존도가 높고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여겨져 왔다. 특히 초대형 IB들이 발행어음·자기자본투자 등을 기반으로 IB 자산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키움은 상대적으로 조달 여력이 제한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행어음 인가는 키움증권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진입로가 될 전망이다. 낮은 조달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 기존 강점인 리테일 기반 이자수익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IB 자산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인가 소식과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키움증권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지금은 어떤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