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투자절제·체질개선…성낙선 CFO의 ‘방어전’ 전략

등록 2025.11.14 08:00:17 수정 2025.11.14 08:01:04

LCPL 매각 완료, 총 1276억 확보…"투자는 EBITDA 내에서"
3분기 부채비율 76%, 재무 안정성 기반 장기 방어 전략

[FETV=이신형 기자] 롯데케미칼이 산업 구조개편과 현금 방어 전략을 병행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앞당기는 국면에 들어섰다. 해외 자회사 등 비핵심자산 매각과 선별적 투자 기조를 고정 방침으로 삼고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은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신증설이 이어지는 등 범용제품 공급과잉이 고착화되는 흐름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롯데케미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권조현 기초소재 모노머본부장은 “신증설 가동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회돼 내년도 어려울 전망”이라 전했다.

 

업황 악화가 구조적인 수준에 들어선 만큼 정부도 석유화학 설비 감축과 구제금 지원을 포함한 석화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산과 울산, 여수 등 대표적인 산업 단지 중심으로 생산 라인 통폐합 등의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단순 불황 대응이 아닌 사업 구조 재정렬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성낙선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LCPL(파키스탄 자회사)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5000만달러(한화 약 734억원)가 이번주 입금될 예정”이라며 “향후 투자는 안정·환경 등 필수 항목을 제외하고 수익성 기준으로만 집행될 것”이라 전했다. 성낙선 CFO는 EBITDA 내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13일 LCPL의 지분 75.01%의 매각을 완료해 3개년 누적 배당금 296억원을 포함해 총 1276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심 자산 정리도 구체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LCPL 매각 외에도 여수 공장 내 정밀화학 설비를 롯데정밀화학으로 넘기기로 했고 연결자회사인 롯데GS화학 지분도 파트너사에 일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성낙선 CFO는 “이러한 자산 조정 작업이 연결 부채 감소를 통한 재무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설명했다. 범용 제품 중심의 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명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규모 투자의 경우 인도네시아 LCI(라인) 프로젝트 완공으로 일단락된 상황이다. LCI는 지난 5월 기계적 준공 이후 지난달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곽기섭 경영지원본부장은 “LCI의 경우 가동 초기 수익성 기여가 제한적이지만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성낙선 CFO도 “LCI 완공으로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종료됐고 향후 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지표 역시 이러한 방어적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75.7%다. 189.3%의 부채비율을 가진 한화솔루션과 부채비율 113%을 기록하고 있는 LG화학 등 동종업게 대비 부담이 낮은 수준이다. 순차입금비율도 36%로 한화솔루션(112%)과 LG화학(54.1%) 중 가장 낮았다.

 

롯데케미칼은 이러한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 집행을 절제하고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에 선택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산 산업단지 내 HD현대케미칼 관련 구조 효율화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HD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지난 2014년 대산 산업단지에 설립한 HD현대케미칼과 관련해 일부 설비 양도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지분을 60대 40으로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설비를 현물로 출자하고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을 출자해 양측 지분을 비슷하게 재조정하는 구조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낙선 CFO는 “대산 산업단지 내 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 전했고 김민우 전략기획본부장은 통합 시너지와 관련해 “기초유분 생산량을 줄이고 다운스트림 가동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면 몇천억원 단위의 수익성 개선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현재 롯데케미칼은 현금 방어·자산 효율화 중심 기조를 전면화해 불황기 생존전략과 구조개편 선도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대산 단지 구조조정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비핵심 자산 매각과 투자 절제 기조를 통해 중장기 방어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신형 기자 shinkun00@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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