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군살을 뺀 엔씨소프트가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희망퇴직과 물적분할 등 구조조정으로 약 35%의 인원을 줄이며 비용 구조를 정비한 엔씨소프트는 차세대 리니지와 신규 프로젝트 개발 등 IP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 작년부터 이어진 구조조정…올해까지 지속 예정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강도 높은 조직 슬림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박 공동대표는 “올해 상반기 해외 지사와 자회사에서 100여 명을 효율화했고 하반기에는 200~300명 규모 추가 효율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3·4분기 영업이익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내년 이후 건강한 조직 구조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2024년 3월 선임된 이후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을 본격화했다. 4월에는 비개발·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실시했고 이어 6월부터 10월까지는 품질보증(QA)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 설립을 추진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전 직군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구조조정안을 확정하고 권고사직·희망퇴직 방안을 공식화했다.
◇ 1년 만에 35% 감축…물적분할 효과 반영
엔씨소프트 임직원 수는 불과 1년 만에 35% 줄어들었다. 지난 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 정규직 인원은 3086명이다. 2024년 3월 4816명이던 정직원 수는 같은 해 말 3732명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600명 이상이 감소했다.
이 같은 급격한 감소에는 올해 초 진행된 물적분할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빅파이어게임즈·루디우스게임즈·퍼스트스파크게임즈·NC AI 등 4개 자회사를 분사했고 올해 2월 물적분할을 마무리했다. 이들 자회사는 각각 190명(빅파이어게임즈), 100명(루디우스게임즈), 236명(퍼스트스파크게임즈), 195명(NC AI)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종합하면 약 700명 수준으로 최근 6개월간 감소한 인원과 유사하다.
![[자료 엔씨소프트 IR Factsheet]](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6033528653_f302f7.png?iqs=0.7702976608659375)
인력 구조조정과 분사 효과로 비용 구조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지난해 꾸준히 2000억원대를 기록하던 인건비는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과 퇴직금 지급 여파로 3000억원대로 치솟았으나, 올해 들어서는 1분기 1870억원, 2분기 1907억원으로 다시 2000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마케팅 비용 역시 전년 하반기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며 영업비용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료 엔씨소프트 IR Factsheet]](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6033945609_330efc.png?iqs=0.19470336856142867)
◇ 조직 슬림화로 차세대 리니지·신규 프로젝트 집중 기반 마련
엔씨소프트는 비용 구조를 재정비한 뒤 신작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 분야 채용플랫폼인 게임잡에 따르면 19일 기준 엔씨소프트에서 올린 채용공고건은 130건이 넘는다.
우선 가장 주목받는 것은 차세대 리니지로 확인된 ‘프로젝트 NL’이다. 지난 4월 이성구 CBO 산하에서 제작에 착수한 프로젝트 NL은 언리얼엔진5 기반의 3D MMORPG로 ‘리니지2M’과 ‘리니지W’를 이끌었던 주요 개발진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게임잡]](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6034414064_366113.png?iqs=0.049282846129725666)
새로운 장르 개척도 가속화되고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사냥과 생존을 주제로 한 차세대 오픈월드 MMORPG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IP를 활용해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신규 FPS 프로젝트는 신규 IP 기반으로 언리얼엔진5를 활용해 PC와 콘솔을 동시에 겨냥한다. 캐릭터 아티스트부터 서버·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까지 다양한 직군 채용이 진행 중이다. 또 신규 콘솔 액션 RPG도 윤곽을 드러냈다. 언리얼엔진5로 AAA급 그래픽을 구현해 콘솔과 PC를 동시에 타깃으로 한 액션 RPG를 개발하며 콘솔 플랫폼 확장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에 출시한 저니 오브 모나크에 이은 또 다른 캐주얼 AFK 장르 게임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판테라’로 알려진 이 게임은 내부 IP를 활용해 모바일 플랫폼을 메인으로 액션성을 강화한 방치형 캐주얼 게임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액션 로그라이트 장르의 신작도 준비 중이다. 과학과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며 2026년 하반기 PC·콘솔 출시를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