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환경’ 접고 ‘반도체’ 확장…체질 전환 본격화

등록 2025.08.20 08:00:40 수정 2025.08.20 08:01:05

환경자회사 KKR에 매각 예정…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
매출 45%↑·영업익 119%↑…2분기 실적 ‘반도체 효과’ 가시화

[FETV=박원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키워온 환경 부문을 접고 그룹 전략에 맞춰 반도체·AI 중심의 하이테크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은 이러한 변화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업체 리뉴어스와 폐기물 처리업체 리뉴원을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약 1조7000억원 규모다. 2020년 이후 환경사업에만 2조원가량 투입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한 데 따른 결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며 리뉴어스와 리뉴원을 인수·통합했지만 기대와 달리 실적이 부진하고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두 회사는 각각 305억원, 9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에코플랜트 총차입금은 6조8239억원이다. 1분기(7조157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차입금/총자산)는 40.3%로 차입금이 총자산(약 17조원)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차입금이 늘어난 만큼 이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액도 만만치 않다. 2023년 3173억원이던 이자비용은 2024년 4136억원으로 30.3%나 늘어났다. 2025년 상반기 누적으로 이미 2026억원에 달했다.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2096억원이므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1.03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간신히 충당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연간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이자비용 누적이 사업부 통매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매각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AI 중심의 미래 산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SK㈜로부터 반도체 모듈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사 SK에어플러스를 넘겨받았고 올해 5월에는 SK머티리얼즈 계열 4개 소재 자회사까지 편입하며 반도체 밸류체인을 강화했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2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1887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5%, 영업이익은 119% 증가한 수치다. 청주 M15X 프로젝트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본격화 등 반도체 사업 성장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었으며 에센코어·SK에어플러스 등 새로 편입한 자회사 실적도 반영됐다.

 

 

사업부문별 매출 변화를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하이테크 부문은 자회사 편입 등의 효과로 100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환경과 에너지 부문은 각각 6.5%, 10.3% 증가한 반면 솔루션 부문은 40% 넘게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비사업은 전반적인 건설업 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선별수주 원칙 하에 적정한 사업지 물색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 매각 외에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SK오션플랜트(지분 37.6%) 매각 검토, 산업용 가스 사업부 유동화 등 추가적인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일 기자 mk4mk044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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