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이 자사주 상여금 ‘축포’를 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성과금 지급 자사주 수량을 더욱 늘렸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다만 이러한 성과금 축포에 해외 담당 임원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공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총 33명의 임원이 자사주 상여금을 받았다. 경영주기를 회계기간(1~12월)과 별개로 7월에서 다음해 6월까지 정하면서 2022년부터 정기 성과금이 이맘때 지급됐다.
이번에 임직원에게 상여금으로 지급되는 자사주는 2만4144주로 지난해 1만4296주에 비해 68.9% 증가했다. 금액으로도 23억원에서 33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식 보상 제도 [자료 아모레퍼시픽 기업가치 제고 계획]](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3/art_17551386813295_741a56.jpg?iqs=0.49186683696680067)
관련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7% 증가한 3조885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05억원으로 103.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5801억원, 4279억원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과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실적 회복이 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14.1% 증가한 2조72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14억원으로 149.1% 증가했다. 이에 따른 성과금을 임직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 중에서는 심혜영 인사조직실장이 가장 많은 자사주 상여금(549주)을 수령했다. 인사조직이 업무환경 개선, 고과 평가방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성과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으로는 최필경 라네즈 글로벌마케팅 Division장이 533주, 이한숙 설화수 글로벌커머셜 Division장이 361주를 받았다. 올해 2분기 IR자료에 따르면 미주 신규 브랜드 론칭과 주요 브랜드 핵심 제품이 고성과를 내면서 전체 매출 10%를 증가시켰다.
라네즈의 경우 미주 시장에서 립 버블티 컬렉션(립슬리핑마스크, 립글로이밤) 출시와 글레이즈크레이즈립세럼이 판매 호조를 보였고 ‘바운시앤펌세럼’ 바이럴이 지속되며 립과 스킨케어 모두 견고한 성장을 나타냈다. 북미에서 이뤄낸 마케팅 성과를 높게 평가한 셈이다.
다만 사외이사를 제외한 총 53명의 임원 중 20명이 이번 자사주 성과금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직접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지 않는 연구·준법경영·지속가능경영 등을 담당하는 임원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담당 업무가 ‘해외’로 표기된 임원도 상여금을 수령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담당하고 있는 해외 지역을 보면 아시아권를 맡고 있는 임원이 이번에 성과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김영수 APAC RHQ장, 나정균 일본 법인장, 박태호 중국 법인장, 심재경 홍콩 법인장, 조긍현 상해사업장 Division장이 자사주 상여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상반기 중화권과 기타 아시아(APAC, 일본등) 매출이 증가했지만 이와 다른 결과가 도출된 양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2025년 2분기 해외 지역 중 아시아 매출 [자료 아모레퍼시픽 IR]](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3/art_17551388559515_08da82.jpg?iqs=0.3556233953060629)
올해 2분기 IR자료를 보면 중국 법인은 전년 주요 온라인 채널 재고조정에 따른 낮은 기저로 전체 매출이 성장했고 사업구조 개선 효과와 비용절감으로 흑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기타 아시아(APAC, 일본 등)의 경우 신규 육성 브랜드(에스트라, 헤라, 일리윤)의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2분기에 매출이 9% 증가했다. 다만 내부에서 설정한 목표 실적에는 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평균 매출성장률 10%를 제시했고 아시아에서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이를 상회했다. 그러나 중화권 매출에 대해서는 전년 재고 조정에 따른 기저 효과로 보는 만큼 이를 담당 임원 성과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성과 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성과 연계 주식 기반 보상 체계’를 구축해 시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임원에게도 회사 성과 및 개인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약정하고 자사주를 지급하고 있지만 내부 성과 측정 지표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