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HS효성의 '기업 외교'가 속도를 내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은 과거 기술과 설비, 수출로 국경을 넓혔다.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은 1982년 49세에 효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었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고부가 사업을 키웠고 765KV 초고압 변압기 국산화로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2000년 한미재계회의에선 FTA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메시지는 일관됐다. "기술로 시장을 열고, 외교로 산업을 확장한다."
아들은 그 현장을 곁에서 보며 배웠다. 3남 중 막내아들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경제 외교의 중요성을 일찍 체득했다. 무엇보다 부친의 행보를 ‘방법’이 아니라 ‘원칙’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 다르다.
올해 한국은 APEC 회의의 의장국이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민관에서 모두 힘쓰는 가운데 조 부회장 또한 ABAC(기업인자문위원회) 의장으로 브리즈번·토론토·하이퐁 회의를 주재했고, 10월 부산에서 4차 회의를 연다. 여기서 도출될 민간 공동권고안은 10월 31일~11월 1일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각국 정상이 논의할 의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민간 실무단의 ‘최고 책임자’ 역할이다.
아버지가 닦은 길 위에서 아들은 속도를 더한다. 베트남은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탄소섬유 일부 생산 거점이다. 타이어보강재 1위, 고부가 소재 확대, 유럽·베트남 거점의 인증·물류 최적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외교 네트워크가 수주·투자·공동개발 등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
아들은 부친의 경제 외교 기조를 계승했다. 그러나 목표는 ‘답습’이 아니라 ‘청출어람’이다. 아버지가 꿈꿔온 경제 외교관의 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