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롯데그룹이 유통군HQ와 같이 식품군HQ에서도 싱가포르에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설립해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도안을 그리고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식음료(F&B) 계열사가 협력해 해외사업 전진기지를 세우고 동남아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FETV가 롯데그룹의 식품군HQ가 실현해 나갈 해외 청사진을 살펴봤다. |
[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 식품군HQ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중간 지주사 설립에서 가장 주요한 사항은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다. 유통군HQ가 싱가포르에 iHQ(인터내셔널 헤드쿼터)를 구성하고 전략을 수립해나가면 이에 맞춰 식품군HQ가 보조를 맞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식품군HQ는 유통군HQ가 조직하고 있는 iHQ에 영향을 받으면서 싱가포르에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세우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한 식품군 계열사 간 출자 비율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유통군HQ의 iHQ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사업 전략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군HQ에 속한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의 종속기업 중 해외에 위치한 현지법인은 베트남에 5개, 싱가포르에 2개, 인도네시아에 3개가 위치한다. 지분구조로 보면 지주사인 싱가포르홀딩스(LOTTE SHOPPING HOLDINGS)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외에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프라퍼티스 싱가포르(LOTTE PROPERTIES (HANOI) SINGAPORE)가 있고 그 아래 베트남 하노에 있는 쇼핑몰 ‘웨스트레이크’를 소유한 베트남 법인 ‘LOTTE PROPERTIES HANOI’가 존재한다.
영화관 사업을 제외할 경우 롯데쇼핑이 해외에 진출한 유통사업은 크게 백화점과 마트로 구성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백화점과 마트가 운영되고 있는 배경이다. 기존 싱가포르홀딩스 산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각각 백화점과 마트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 롯데쇼핑]](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5183126692_d0f6b1.jpg?iqs=0.2775204744824229)
그러다 롯데쇼핑이 ‘자산개발’에 중점을 두고 프라퍼티스 싱가포르를 설립한 후 해당 법인을 앞세워 베트남에 ‘프라퍼티스 하노이(LOTTE PROPERTIES HANOI)’ 법인을 운영했다. 프라퍼티스 싱가포르가 롯데쇼핑 종속기업에 첫 등장한 것은 2016년이다.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마트 각 사업부가 각개전투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자산을 중심으로 협업하는 전략을 본격화한 시기다. 프라퍼티스 하노이는 부지 확보 후 2018년 설계 인허가를 진행해 2020년 쇼핑몰 건립 착공에 들어갔다.
베트남에 대형 쇼핑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건립은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가 주도했다. 여기에 롯데마트를 비롯한 호텔·엔터테인먼트 등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입점하며 사실상 국내 명동·잠실과 같은 ‘롯데타운’이 조성됐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23년 공식 개점한지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하노이 인구 수 약 860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쇼핑은 개점 약 9개월 만인 지난해 6월에 달성한 누적 매출만 2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지난해 하반기 유통군HQ는 기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는 해외법인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싱가포르홀딩스에 헤드쿼터 조직인 iHQ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으로서는 유통군HQ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분야로 식음료(F&B)를 낙점하고 iHQ가 위치한 싱가포르에 해외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제시한 과제에 맞춰 식품군HQ가 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군HQ의 iHQ가 동남아 사업 확장에 나서면 이에 맞춰 식품군HQ의 중간 지주사가 보조를 맞춰 시너지를 내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웰푸드 등의 제품을 동남아 점포에 입점시키는 한편 쇼핑몰 등에 롯데GRS의 롯데리아 등이 운영되는 모습이다.
다만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식음료 계열사가 협업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중간 지주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전부터 나오긴 했다”며 “그러나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해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