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동양건설산업이 실적 부진 속에서도 재무건전성 유지에 성공하며 ‘건실한 기업’ 이미지를 되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수주잔고 감소와 외형 성장 둔화 등 본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여전하다. 유동성 확보 중심의 보수적 경영기조는 단기적으로는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한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양건설산업은 2025년 1분기에도 재무지표 건전성을 이어갔다.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업계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44%를 나타냈다. 54%를 기록한 2023년 전후로 계속 40%대 부채비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도 340%를 넘기며 안정적인 유동성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동양건설산업 실적 및 재무 현황 [사진 금감원 전자공시 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3508894414_b7950b.jpg)
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4167억원에서 2025년 1분기 3868억원으로 약 298억원 줄기는 했지만 2023년 1518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 중이다. 아울러 2023년 말 1401억원에서 달했던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501억원, 올해 1분기 692억원으로 축소됐다. 장기차입금 381억원은 지난해 말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보수적인 재무관리 기조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처럼 강도 높은 유동성 중심의 보수적 재무관리 기조 성과로 업계 대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최근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에서도 유동성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동시에 실적과 수주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본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동양건설산업의 2024년 매출액은 3441억원으로 전년(5035억원)보다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36억원으로 74% 감소해 실적이 직전 연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2025년 1분기도 마찬가지다. 매출액은 전년동기(916억원) 대비 70%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75%, 74% 감소했다. 반면 원가율이 2022년~2025년 1분기까지 75%→78%→83%→79%로 평균 80%대를 유지함으로써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축소된 상황에서 수주잔고 또한 줄고 있어 신규 일감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2024년 말 현재 수주잔고는 모두 관급으로 3088억원에 불과했다. 기존의 민간공사 5건이 2024년 말 모두 진행 완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송산그린시티 건과 용인 플랫폼시티 건을 추가하며 다시 5882억원으로 수주잔고가 늘어난 상태다.
수주잔고는 향후 매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실적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 보수적 경영 기조는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회복 지연과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수익성 높은 민간사업의 부재, 공공사업 의존도 심화, 브랜드 외연 확장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기업 경쟁력을 해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마디로 체질 변화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동양건설산업 주택 브랜드 '파라곤' CI [사진 동양건설산업]](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3509059805_d170b2.jpg)
업계 관계자는 “동양건설산업은 구조조정 이후 유동성 확보에 철저히 집중하면서 재무 건전성은 빠르게 회복했지만 외형 성장과 미래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해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의 안전을 위한 보수적 경영이 장기적으로는 신규 시장 진입, 신사업 확장 등에서의 기회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