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항암 기술의 진보는 오랜 시간 인류 생존과 직결된 과제였다. 그중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각자의 전략으로 ADC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FETV가 ADC 산업의 현황과 기업별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
[FETV=김주영 기자] 동아ST가 본격적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동아ST는 2023년 12월 ADC 전문기업 앱티스를 인수하면서 ADC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난 6월 첫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면서 실질적인 개발 궤도에 올랐다.
항암 치료의 차세대 기술로 떠오른 ADC 분야에서 동아ST는 자회사 앱티스의 독자 플랫폼 ‘앱클릭(AbClick®)’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앱클릭 원리. [사진 앱티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3497539969_869249.png)
◇ADC시장에 발들이는 방법, 전문업체 인수
앱티스 인수는 동아ST에게 ADC분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결정적 분기점이 됐다. 2023년 말 동아ST는 글로벌 신약 트렌드를 반영해 ADC기술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를 기반으로 R&D 중심 구조로 사업방향을 재정비했다. 3세대 링커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신약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면승부에 나섰다.
이 같은 ADC 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 전략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현상이다.
화이자는 2023년 ADC 전문기업 시젠(Seagen)을 430억달러에 인수했고 애브비는 같은 해 말 이뮤노젠(ImmunoGen)을 101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들은 모두 ADC 시장을 선점하고 항암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거래에 나선 것이다.
동아ST도 이런 흐름과 같은 맥락에서 앱티스를 인수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조원을 들여 ADC 기술을 확보하는 것처럼 동아ST 역시 자체 플랫폼을 갖춰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앱클릭'으로 Claudin18.2 타겟 시장에서 차별화
동아ST가 최근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 파이프라인 DA-3501은 위암과 췌장암을 대상으로 한 ADC 후보물질로 Claudin18.2를 표적한다. Claudin18.2는 정상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위암, 위식도 접합부암, 난소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이상 발현되는 단백질로 선택적 항암치료에 최적의 타깃으로 꼽힌다. DA-3501은 2025년 6월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IND가 신청돼 동아ST의 첫 ADC 신약 임상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Claudin18.2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주목받는 항암 표적 중 하나다. 아스텔라스가 2024년 3월 승인받은 졸베툭시맙(Vyloy)은 Claudin18.2를 표적으로 하는 첫 번째 치료제로 G/GEJ 선암 환자 대상 화학요법 병용 1차 치료제로 인정받으며 상업화에 성공했다. Vyloy의 시장 진입 이후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이 타깃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중국의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 등 글로벌 바이오텍 및 제약사들도 Claudin18.2를 표적한 ADC 개발을 본격화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3상 임상에 진입한 후보만 5개 이상이며 대부분 위암뿐 아니라 폐암, 난소암 등 타 암종으로 적응증 확대를 시도 중이다.
이처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동아ST는 앱클릭의 기술 정밀도와 약물 균일성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앱클릭은 항체를 변형하지 않고도 특정 위치에 약물을 정밀하게 접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다. 항체의 특정 부위(라이신248번)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해 약물 결합 위치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1세대의 무작위 접합이나 2세대의 항체 변형 방식에 비해 품질과 안정성에서 이점이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약물-항체 비율(DAR)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고 항체의 본래 기능을 해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약물이 언제, 어디서 방출되는지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한 차별점이다. 혈중에서는 안정성을 유지하다가 암세포 내에 도달했을 때만 약물을 방출하도록 설계돼 불필요한 독성을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생산 측면에서도 항체 변형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공정이 단순해 품질관리(QC)가 용이하다. 품질관리는 약품을 대량생산할 때 핵심 변수 중 하나인데 앱클릭의 경우 약물 접합 위치와 구조가 일정해 시간 경과에 따른 품질 변화도 예측 가능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 이로 인해 90% 이상의 높은 수율의 고순도 ADC 신약을 생산할 수 있으며, 실제로 글로벌 CDMO 업체에서 대규모 GMP 생산에 성공했다.
동아ST 관계자는 “DA-3501은 단순한 신약 후보가 아니라 동아ST의 ADC 전략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