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증권, 연봉 삭감 고통 분담 '차별'…CEO 연봉은 ‘찔끔’, 직원은 ‘뚝’

등록 2025.06.30 08:00:14 수정 2025.06.30 10:04:06

적자 속 임직원 연봉 24% 줄었는데…CEO는 1.8% '찔끔' 삭감
배당금은 유지…최대주주 이병철 회장, 배당으로 보수 충당

[FETV=박민석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로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표이사와 임직원 간 보수 감소율이 크게 차이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PF 의사결정에 핵심 역할을 한 이병철 회장의 보수는 크게 줄지 않고, 배당으로 이를 보전하면서 저조한 실적의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전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속된 적자에 임직원·CEO 보수 각각 24%,1.8% 감소…"성과급 줄어든 영향"

 

30일 다올투자증권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직원 평균 보수는 약 1억3300만원으로, 전년(1억7600만원) 대비 24% 급감했다. 반면 CEO 평균 보수액(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는 11억5800만원으로 2023년보다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이 회장이 받은 보수는 16억800만원으로, 전년(18억700만원)보다 11% 줄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오히려 7억800만원을 수령하며, 전년 대비 28% 인상된 보수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CEO와 임직원 간 평균 보수액 격차는 2023년 6.7배에서 2024년 8.7배로 확대됐다. 지난해 이 회장의 보수도 줄었으나 오히려 임직원들의 보수 감소폭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 회장의 보수는 임직원 보수 평균보다 1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사측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임직원들이 수령하는 부동산PF 성과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영업 성과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정리해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PF 부실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2년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2023년과 2024년엔 각각 620억, 7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영전략과 방향 등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한 이 회장과 황 대표의 보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임직원들의 성과급만 크게 줄어들면서  ‘책임 있는 보수 조정’이라는 원칙에서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뿐 아니라 CEO도 성과가 좋을 때 보수를 더 받는 만큼,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보수 구조는 상식적 고통 분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고액보수 지적 받았던 이 회장…보수 '찔끔' 줄이고 배당으로 보완?

 

앞서 이 회장은 과거에도 실적 대비 과도한 보수로 주주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3~2024년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로서 주주활동에 나섰던 김기수 전 프레스토자산운용 회장은 적자 상황에서 회장 보수 삭감과 환수를 요구하며 고통 분담을 촉구했다.

 

 

실제 당시 이 회장은 4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2023년 18억7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2022년 18억1000만원을 수령한 것과 비교했을 때 겨우 300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주주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이 회장은 2024년엔 11%가 줄어든 16억8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다만 이 회장은 이처럼 줄어든 보수를 배당을 통해서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지속된  적자 상황속에서도 2022년부터 3년간 배당은 주당 150원을 유지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지분율 24.82%)을 고려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최고세율(49.5%)을 적용하더라도 매년 약 11억원의 배당소득을 챙긴 셈이다. 이는 지난해 이 회장이 받은 보수(16억800만원)의 70% 수준이다. 

 

다올투자증권측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경영 실패 책임이 있는 CEO에게까지 동일하게 배당을 지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주주가치제고 차원으로는 경영진을 제외한 일반 주주 중심의 차등배당이 더 합리적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교보증권의 경우 차등배당을 통해 2020년부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84.7%)에게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수를 깎았다고는 하지만, 배당으로 이를 보전한 셈”이라며 “실적 부진의 책임자인 회장이 배당까지 챙긴다는 건 주주들 입장에선 씁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석 기자 mins920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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