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證 놓친 DB증권, 남은 건 다올투자증권?

등록 2025.06.15 09:10:46 수정 2025.06.15 09:11:03

KCGI에 넘어간 한양證...'차선책' 다올證 부상
인수 시너지·2대주주 지위까지…‘우회 진입’ 가능성

[FETV=박민석 기자] 한양증권 인수전에서 밀려난 DB증권이 사실상 다올투자증권을 유일한 M&A(인수합병) 타깃으로 남겨두게 됐다. DB증권에선 인수 검토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에 오른 DB손해보험의 행보를 고려할 때 실질적 인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GI는 이달 중 한양증권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마무리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3월 한양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 역시 공식 활동을 개시하게 된다. 김 대표는 최대주주 변경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활동을 유보해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양증권의 대주주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KCGI는 지난해 9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보유한 지분 29.59%를 2203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했으나,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으며 거래가 지연된 바 있다. 이번 금융위 승인으로 9개월 만에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KCGI는 조만간 한양증권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교체와 사명 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KCGI품으로 간 한양증권…DB증권, 다시 다올證 주시하나 

 

한양증권이 KCGI로 넘어가면서, DB증권이 관심을 보였던 M&A 후보군 중 하나가 빠졌다. DB증권은 지난달 한 매체의 보도에서 한양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인수 검토설이 제기되자 “결정된 바 없다”는 해명 공시를 낸 바 있다.

 

다만 해당 공시에서 DB증권은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며 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DB증권이 ‘B플랜’으로 다올투자증권 인수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게 된 배경엔 DB증권의 최대주주인 DB손보의 다올투자증권 지분 매입 과정에 있다. 앞서 지난 4월 DB손해보험은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측이 보유한 다올투자증권 지분 9.73%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해 2대주주에 올라섰다. 

 

눈에 띄는 건 이 거래에서 일반적 관행을 깬 프리미엄 매입이다. 당시 DB손보가 매입한 주당 가격은 3900원으로, 종가(3665원) 대비 약 6% 높은 수준이었다. 경영권도 확보하지 못한 지분에 프리미엄을 얹었다는 점에서 단순 투자 이상의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게다가 DB손보가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맞춰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피해간 점도, 향후 추가 매입 여지를 염두에 둔 우회 진입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본력 보완·계열사 동시 확보…사측은 '부인', 시장선 '타이밍' 문제로

 

다만 DB증권은 여전히 다올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DB증권 관계자는 “현재 다올투자증권 인수 검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DB손해보험의 다올투자증권 지분 확보는 단순 시세차익 목적의 투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인수 시너지와 함께 DB손보가 2대주주로서 다올투자증권을 압박 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

 

지난 3월 기준 DB증권의 자기자본(별도)은 약 9450억원으로 업계 21위다. DB증권이 다올투자증권(7011억 원)을 품으면 단순 자본 합산만으로도 13위권 중형 증권사로 올라선다. 무엇보다도 다올투자증권의 계열사인 다올저축은행, 다올자산운용, 다올PE 등 계열사까지 확보할 수 있어 ‘미니 금융그룹' 단위 M&A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수 매물로서의 가치는 높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은 2021년 호황기 정점 대비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상태로, 실속 있는 매물로 분류된다”며 “몸집을 키우고자하는 DB측에서 보면 실속 있는 인수 매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DB손보가 다올투자증권의 2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경영진을 압박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확보한 뒤 적절한 시점에 경영권 인수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정부가 상법 개정을 통해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추후 DB손보가 이를 활용해 이사회 진입 후 경영정보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하지 않더라도 결국 어느 시점엔 지분 매입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며 “2대주주 입장에서 인수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선택지가 많기에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시기’”라고 말했다.



박민석 기자 mins9202@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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