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생 케이뱅크] ②피어그룹에 카뱅 빼고 '누 홀딩스' 넣을까

등록 2025.06.03 09:22:44 수정 2025.06.03 09:23:03

카뱅 주가 하락에 PBR 낮아져, 밸류 산정 부담 측면
누 홀딩스 고PBR에 피어그룹 제외, 재검토 가능성도

[편집자 주]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이미 두 차례 고배를 맛본 만큼 이번에는 상장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IPO에서는 그간 제기됐던 과도한 업비트 의존도, 고평가 논란 등을 해소하고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FETV가 '삼수생' 케이뱅크의 IPO 성패 포인트를 짚어본다. 

 

[FETV=임종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다시 입증해야 하는 과제와 마주했다. 지난해 공모 당시 5조원대 몸값을 제시했지만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해 상장이 무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시장 설득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상장에서 케이뱅크가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기 위해선 피어그룹(비교기업) 산정이 핵심으로 꼽힌다. 상장 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카카오뱅크를 포함하면 밸류에 부담이 되고 제외하면 유일한 상장 인터넷은행을 배제하는 셈이어서 기준 설정이 애매해진다.

 

케이뱅크가 이번 IPO에서도 PBR 방식을 적용하는 이상 피어그룹의 PBR 수준이 높을수록 케이뱅크의 밸류에도 유리하다. 이를 감안하면 피어그룹 구성을 재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기관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피어그룹 비중을 국내보다 글로벌 기업 쪽으로 더 실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BR이란 기업의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장부가치에 비해 어느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케이뱅크가 피어그룹으로 가장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는 해외 기업 중 하나는 브라질의 인터넷전문은행 누뱅크(Nubank)의 모회사인 누 홀딩스(NU Holdings)다.

 

앞서 케이뱅크는 비교기업 선정을 위해 업종 유사성을 기준으로 478개 사를 1차 추출한 뒤 재무 유사성을 바탕으로 24개 사로 압축했다. 이어 ▲은행 지점을 직접 보유·운영하지 않고 ▲이자수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췄으며 ▲서비스형 뱅킹(BaaS) 사업을 영위하는지 여부 등 사업 유사성 조건을 적용해 후보군을 4개사로 좁혔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와 함께 누 홀딩스가 포함됐다.

 

 

누 홀딩스는 마지막 단계인 일반 유사성 기준에서 제외됐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9.84배로 케이뱅크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비경상적 PBR 상한선(5배)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중심의 사업모델과 글로벌 상장사라는 점에서 시장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비교기업 재구성 시 유력한 후보로 다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케이뱅크가 누 홀딩스를 피어그룹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무리한 선택이라 보기 어렵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도 2021년 상장 당시 피어그룹을 국내 은행이 아닌 해외 플랫폼 기업 위주로 구성한 전례가 있다.

 

당시 피어그룹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미국의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즈(Rocket Companies), 브라질의 핀테크 기업 패그세구로 디지털(Pagseguro Digital), 러시아의 디지털 은행 TCS그룹(TCS Group), 스웨덴의 금융 플랫폼 기업 노르드넷(Nordnet AB) 등이 포함됐다. 카카오뱅크는 이들 평균 PBR 7.3배를 적용받아 기업가치를 산정했고 상장 당일에는 PBR이 10배를 넘기도 했다.

 

반면 케이뱅크가 지난해 제시한 PBR은 2.56배로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1.62배), 일본 SBI스미신넷뱅크(2.96배), 미국 뱅코프(3.11배) 등 세 곳의 평균 PBR을 기준으로 밸류를 산정했다.

 

케이뱅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주관사인 KB증권은 내부 리스크위원회 논의에서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시 적용 PBR은 7.3배, 동사의 적용 PBR은 2.5배"라며 "공모가 기준 내재 PBR은 카카오뱅크가 3.1~3.7배, 케이뱅크는 1.7~2.0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PBR 밴드를 적용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케이뱅크가 시장에 제시한 몸값은 과도하지 않으며 비교적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은행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를 피어그룹에서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PBR이 낮아져 케이뱅크 밸류 산정에 오히려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임종현 기자 jhyun9309@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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