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R&D분석] 동아에스티, 임상 중단 여파 속 선순환 구조 재구축

등록 2025.05.13 15:15:22 수정 2025.05.13 15:15:48

DA-8010 개발 중단으로 개발비 전액 손상처리
"외부 신약 물질 도입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할 것"

[편집자 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R&D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다. R&D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기술 자산을 구조화하는지가 전략 로드맵의 핵심이기도 하다. 연구개발비가 단순한 투자가 아닌 기업의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FETV는 R&D 전략과 자산 구조를 통해 각 사의 재무구조와 미래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FETV=김주영 기자]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주요 과제의 임상 중단으로 해당 연구 개발비 전액을 손상처리해야 했다. 이를 딛고 신규 모달리티 분야로까지 연구개발을 전환시키는 등 R&D(연구개발) 선순환 구조를 다시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2024년 기준 동아에스티의 연결 매출은 약 6979억원이며 이 중 연구개발비로 집행된 금액은 약 1340억원이다. 매출 대비 R&D 비율은 19.2%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910억원에서 2023년 1080억원, 2024년 134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구개발 인력 역시 상당한 규모다. 2024년 기준 동아에스티는 약 344명의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사급만 58명에 달한다. 조직은 전략기획부터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임상, 제형개발, 품질관리, 약물감시 등 전주기를 커버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질환 연구소·합성 연구소·바이오신약 연구소 등 30개 이상의 세부 조직으로 분화돼 있다.

 

이 같은 인력과 조직 기반은 자체 연구 뿐 아니라 외부와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확대에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동아에스티는 2024년 한 해 동안만도 메타비아, 아이디언스, GC녹십자, 매사추세츠 의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과제들은 대사질환, 면역·염증성 질환, 항암제, 유전자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적응증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플랫폼 기술도 엑소좀 기반 약물전달체, mRNA-LNP, 다중결합항체, AAV 유전자전달체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은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다수 국가에서 판매 중이고 류코스팀, 에포론, 그로트로핀 등의 바이오시밀러는 허가 이후 현지 발매가 완료됐다. 최근에는 치매 치료제 DA-7503, 비만 치료제 DA-1726, 면역항암제 DA-4505 등이 임상 진입에 성공하며 중장기적인 수익 기반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연구개발에 투입된 자금이 회계상 ‘자산’으로 인식되는 개발비 자산화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2023년 기준 개발비 자산화액은 약 127억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신규 자산화 항목이 없었고 기존 자산 일부가 손상처리되면서 총 자산화액은 감소했다.

 

첫 번째 이유는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의 개발 중단이다. 이 신약은 2024년 임상 3상을 종료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약 93억원에 달하는 자산이 전액 손상 처리됐다.

 

글로벌 품목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DMB-3115가 상업화되면서 감가상각이 진행되는 것도 자산화액 감소의 원인이다. 현재 DMB-3115, DA-8010, 세노바메이트 단 세 건만이 자산화 품목 대상으로 올라와 있고 후보물질 간 성과 편차가 커지고 있는 점도 자산화 정체의 주요 배경이다.

 

동아에스티의 무형자산 중 개발비의 손상차손비용도 눈에 띈다. 2024년 기준 개발비 장부가액은 603억원이며 이 중 손상차손 누계액은 129억원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자산화된 개발비 중 약 5분의 1이 결과적으로 상업화에 실패하거나 회수 가능성이 낮아져 손실로 처리됐다는 의미다.

 

연구개발의 자산화가 지체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5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으며 당기순이익도 –232억원으로 악화됐다. 이는 R&D 비용 증가와 함께 상업화에 성공한 과제가 아직 적고 단기 매출 기여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다수가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이거나 외부 파트너에게 기술이전돼 실질적인 수익 발생까지 시차가 있는 구조다. 실제로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19개 중 13개 품목이 발굴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동아에스티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R&D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항암, 면역, 퇴행성 뇌질환 등 글로벌 시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조기 기술이전보다는 개발 후반부까지 과제를 내재화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과제는 개량신약·복합제 등 시장 중심 제품으로 균형을 맞추며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항암제 및 면역질환 치료제의 자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외부 신약 물질 도입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기존의 저분자 화합물 기반 신약 개발에서 벗어나 ADC 및 신규 모달리티 분야의 연구개발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연구개발 투자에 있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약물 전달 시스템 및 표적 단백질 분해 기반 기술 등의 플랫폼 기술 내재화, 외부와의 파트너링, 개량신약 개발 등을 통해 단기적인 매출원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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