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전통적인 은행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전체 실적에도 비은행 부문 성적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이에 FETV는 각 금융지주별 비은행 계열사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권현원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 진입으로 은행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생기면서 금융권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3년 은행 순익 비중 60% 내외…보험사 존재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4년) 기준 국내 금융지주사 10곳(KB·신한·하나·우리·NH·iM·BNK·JB·한투·메리츠금융)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순익 구성 비중을 금융투자·보험·여전사 등에서 나눠 구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지주사 실적의 은행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셈이다.
같은 기간 권역별 이익(개별당기순이익 기준) 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먼저 금융지주사 순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7.1%에서 2023년 61.9%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말 순익 비중은 59.8%였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보험이 2023년부터 금융투자를 제치고 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실제 보험은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9.1%에서 14.3%까지 비중이 늘어났지만 금융투자는 2022년 17.5%에서 지난해 말 11.7%까지 비중이 줄어들었다. 여전사 등의 비중은 14.2%에서 9.4%로 감소했다.
![최근 3년 금융지주 순익의 자회사 등 권역별 이익 비중. [자료 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6029086693_6246ae.jpg)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으로도 금융지주사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의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60%를 넘겼다.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별로 KB금융지주의 은행 순이익 비중이 60.5%로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은행 비중은 각각 75.9%, 88.0%였다. NH농협금융지주는 77.6%의 은행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우리금융 순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8%였다.
시중은행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iM금융지주 순익의 은행 비중은 81.0%였으며 지방금융지주사의 은행 비중은 JB금융지주 72.8%, BNK금융지주 81.9%였다.
◇금융지주사 수장들, 은행·비은행 균형 강조…‘수익 기반 확대’
그간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공통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를 강조해왔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난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그룹 전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들은 각 업권별 핵심사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 그룹의 성장과 수익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고객의 일상이 우리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며 새로운 금융 영역으로의 도전에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2월 ‘하나금융그룹의 밸류업 : 함영주 CEO에게 듣다’ 영상에서 “앞으로 그룹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각 비은행 계열사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출 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의 협업을 통해서 그룹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최근 부진했던 비은행 부문의 수익기여도를 약 30%까지 끌어올린다면 하나금융의 ROE가 11%, 12% 달성하는 것도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은행 수익구조 중심에 여전히 이자이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꼽힌다. 이는 이자이익이 금리 변동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은행 이자이익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은 전년보다 각각 0.11%p, 0.09%p 내려갔다. 하나은행은 0.07%p, 우리은행은 0.06%p 하락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마진 하락은 불가피하나 1분기 잘 방어돼 당초 가이드라인 대비로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가정해 커버리지 평균적으로 올해 2~3bp NIM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