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 이후] SK텔레콤, 가상세계 닫고 AI로 향한다

등록 2025.04.14 13:30:23 수정 2025.04.14 13:30:34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 수익화 한계에 4년 만에 종료
사업은 접었지만 기술 자산 활용 AI 컴퍼니 전환 가속

[편집자주] 기업은 성장하기 위해 신사업을 진행하며 이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FETV는 기업들이 어떤 시행착오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아나가는 사례들도 함께 보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2021년 야심차게 시작했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ifland)’ 사업이 지난 3월 종료됐다. 팬데믹 시대를 겨냥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수익화 한계와 시장 열기 둔화 속에 결국 문을 닫았다. SK텔레콤은 이프렌드 사업의 문을 닫고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며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프렌드는 2021년 7월 팬 커뮤니티, 기업 행사, 교육 등 다양한 목적의 가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800종이 넘는 아바타 의상과 액세서리를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고 팬미팅이나 강연 등에 적합한 테마형 공간도 제공됐다. 음성 대화와 채팅 기능, 사용자 주도 콘텐츠 제작 등 크리에이터 생태계 형성을 위한 기능도 도입됐다. SK텔레콤은 MZ세대를 타깃으로 공공기관, 교육기관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K-콘텐츠를 기반으로 일본·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도 시도했다.

 

 

SK텔레콤이 당시 이프렌드 신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결국 매출 상승이었다. 당시 통신사들의 주요 매출원인 무선통신 분야는 시장이 안정화되며 꾸준히 성장은 했지만 속도가 둔화된 상황이었다. 각 통신사들은 각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던 상황이었고 SK텔레콤의 경우 당시 유행하던 메타버스 콘텐츠를 새로운 먹거리로 선택했다.

 

출시 당시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 대표였던 유영상 대표는 "이프랜드는 MZ세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무한한 가능성(if)을 새로운 현실로 바꾸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프랜드가 이용자들의 꿈과 함께 성장하며 5G 시대를 대표할 메타버스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이프렌드 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프렌드는 사내 메타버스 전담조직인 ‘메타버스 CO(Company Organization)’에서 운영됐으며 당시 책임자는 양맹석 현 SK스토아 대표이사였다. 조직은 2022년 ‘AI&커스터머 CIC(사내독립기업)’ 소속으로 운영됐고 당시 유영상 대표가 해당 조직 총괄을 겸임했다.

 

 

이프렌드는 출시 초기에는 순천향대학교·고려대학교 등과 협업해 메타버스 캠퍼스를 개설하고 입학식을 진행하는 등 주목을 받았지만 사업 2년차부터 한계가 드러났다.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 관심이 빠르게 식으며 사용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실제로 2024년 당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프랜드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3년 1분기 118만3056명, 2024년 1분기 59만8631명 등 갈수록 MAU는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콘텐츠 소비는 있었지만 유의미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유튜브, 틱톡 등 대체재와 함께 동종업계인 메타, 로블록스와의 경쟁력에서 밀렸다. 운영 비용이 지속 증가한 반면 투자수익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SK텔레콤은 2024년 말 전략 재조정에 나섰다. 이프렌드는 메타버스, 구독, 웹3, 메시징 등 커머스 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스트레티지&디벨롭먼트 조직’ 산하로 재편됐고 구글 출신 유경상 부사장이 총괄로 임명됐다.

 

 

이후 양맹석 메타버스 CO장은 2024년 12월 5일 SK스토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얼마 후인 12월 16일 SK텔레콤은 이프렌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플랫폼은 2025년 3월 31일부로 공식 종료됐다.

 

이프렌드 사업 종료 이후 관련 인력들은 AI(인공지능), AR/VR 등 유관 기술 부서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버스 관련 역량은 SK텔레콤의 AI 기술 개발 방향 안에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렌드 관련 인력들은 희망에 따라 AI나 AR/VR 등 연관 부서로 이동했다”며 “그동안 개발했던 메타버스 기술은 앞으로 AI와 융합해 관련 기술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대표는 2025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프렌드는 수익성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정리한 사업”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앞으로는 AI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를 중심으로 한 전략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주주총회를 통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하고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수직계열화된 AI 생태계 구축을 선언했다.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AI 비서 ‘에이닷(A.)’, 대화형 AI 에이전트 ‘에스터’, 기업용 플랫폼 ‘에이닷 비즈’ 등이 포함된다. 특히 AI 전용 데이터센터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엔비디아 최신 GPU ‘블랙웰(Blackwell)’ 도입 계획도 밝혔다.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이어간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Anthropic), 퍼플렉시티(Perplexity), 트웰브랩스(Twelve Labs), 투게더AI 등에 투자하며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해외 통신사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SK텔레콤의 AI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5905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으며 올해에는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잡으며 AI 사업의 수익 창출에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동현 기자 tlsehdgus735@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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