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융사들의 기업여신 부실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부실채권 규모 증가와 함께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요청까지 이어지면서 리스크 관리의 난이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이에 FETV는 주요 금융사별 기업여신 현황과 중책을 맡은 담당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임종현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해 8600억원이 넘는 부실 대출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하며 건전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부 손실 발생을 감수하면서도 부실화된 채권을 과감을 정리함으로써 건전성 지표의 안정적인 관리를 꾀했다. 그 결과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교적 선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더욱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부실기업 증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강명규 여신그룹장과 나훈 리스크관리그룹장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
◇대출채권 적극 매각...기업여신 NPL·무수익여신 감소
신한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총여신 규모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3.4%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기업여신은 18.2%, 가계여신은 6.5%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363조1596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기업여신이 222조8534억원, 가계여신은 140조3422억원이다. 총여신 중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총여신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율은 0.24%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NPL비율 평균은 0.27%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신한은행의 NPL은 8617억원으로 전년(7872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NPL비율은 0.24%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기업여신 NPL은 5541억원으로 전년(5575억원) 대비 0.6% 감소했다. NPL비율은 0.25%로 전년(0.28%) 보다 0.03%p 줄었다.
무수익여신의 전체 규모는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6401억원으로 전년(6060억원) 보다 5.6% 증가했다. 반면 비율은 감소세를 보인 점을 주목할 만하다. 무수익여신비율은 0.18%로 전년(0.19%) 대비 0.01%p 감소했다.
이는 전체 여신 규모가 증가한 것이 결정적이다. 전체 여신 규모가 1년새 40조원 가량 늘어나면서 무수익여신 규모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여신 무수익여신이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기업 무수익여신은 4499억원으로 전년(4524억원) 대비 0.5% 감소했다. 기업 무수익여신비율은 0.20%로 전년(0.23%) 대비 0.03%p 줄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 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도 받지 못하는 여신을 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만 대출채권을 8656억원을 매각했다. 전년(5819억원) 대비 48% 증가한 규모다. 이중 기업자금대출 및 기타대출금에서만 7059억원을 매각했다. 전체 대출권 매각 중 81%를 차지했다. 특히 부실 기업대출을 중점적으로 매각하며 건전성 관리를 신경써왔다.
다만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27%으로 전년(0.26%) 대비 0.01%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0.6%p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업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년(0.26%) 대비 0.5% 증가하며 연체율 상승을 견인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산업군별 영향·리스크관리 모니터링, 향후 방향성 검토
강명규 여신그룹장과 나훈 리스크관리그룹장은 지난해 초 선임돼 신한은행의 여신·리스크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경제 상황 및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두 그룹장 모두 지난해 1월에 선임돼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임기 내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명규 여신그룹장은 1968년생으로 성광고를 졸업했으며 경북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신한은행에서 여신심사부 심사역, 기업여신부 부장심사역, IB심사부 부장, 대기업강남본부 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강 부행장이 그룹장 자리로 이동하기 전 기업여신·IB심사부 등에서 대부분의 경험을 쌓은 만큼 여신관리 관련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신그룹은 ▲여신기획부 ▲기업여신심사부 ▲개인여신심사부 ▲IB·글로벌심사부 ▲기업여신지원부로 구성돼 있다.
여신그룹은 본부승인여신에 대한 신용평가, 여신심사를 통해 리스크점검 및 여신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지원조직이다. 여신그룹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관리시스템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여신 보유 차주의 재무 및 동태 정보를 활용해 신용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아울러 사후관리 등을 통해 여신의 부실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채권 보전상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게 취함으로써 기업여신의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고 있다.
1969년생인 나훈 리스크관리그룹장은 한성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이후 신한은행에서 강남중앙기업금융센터 기업 지점장, 리스크공학부 부장, 리스크총괄부 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상무로 승진했다.
리스크관리그룹은 은행 전체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일반 사업 부문과 독립적으로 은행 전체 리스크에 대한 인식, 평가 및 통제 업무를 담당한다. 리스크총괄부, 리스크공학부, 모형공학부, 리스크모형검증실, 여신감리부로 구성돼 있다.
나훈 상무 역시 리스크관리그룹장을 맡기 전 리스크 관련 업무를 다년간 수행한 만큼 전문성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리스크총괄부는 전행 리스크관리 정책·전략을 수립한다. 신용포트폴리오 관리 정책·전략을 수립하며 BIS비율·충당금 산출 및 자산건전성을 분류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글로벌 리스크 관리 정책·전략을 담당한다.
신한은행은 중요 리스크를 감내하기 위한 필요 자본을 은행의 자기자본 이내로 적정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위험성향을 반영한 리스크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위험성향 79.4% 수준의 리스크 한도를 설정해 내부자본적정성을 유지했으며 올해도 79.7%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관세 증가에 따른 산업군별 영향 및 리스크관리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방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