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밸류업 효과 나오나...실적 기대감↑

등록 2025.03.21 10:55:48 수정 2025.03.21 10:55:59

작년 투자부문 영업익 41%↓...종속회사 부진 영향
강도 높은 리밸런싱으로 종속기업 67개로 줄어
"재무구조 개선 기대...별도 영업익 20%↑ 전망"

 

[FETV=양대규 기자] SK그룹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과 '기업가치제고(밸류업)'의 효과로 올해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경쟁력이 낮은 기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이 일부 자회사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지분법 손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올해 SK그룹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조7068억원이라고 18일 공시했다. 투자부문의 매출은 1조1009억원(29.7%), 사업부문의 매출은 2조6059억원(70.3%)로 집계됐다.

 

지난해 SK의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2조4127억원보다 8%증가했으나 투자부분의 매출은 전년 1조7243억원대비 35.2%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투자부문에서 2023년 1조4287억원이었으나 지난해는 8470억원으로 40.7%나 줄었다.

 

SK그룹 관계자는 "투자부문의 영업수익은 종속회사 및 기타 투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 브랜드 사용수익 등으로 구성됐다"며 "배당수익의 경우 종속회사들이 영위하는 사업과 경영성과에 따라 결정되며 당사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했다.

 

즉 종속회사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SK의 별도기준 실적도 함께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SK의 연결 실적도 매출액 29조8200억원으로 전년대비 8.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에는 SK의 종속 관계에 있는 개별 회사들의 실적이 포함된다.

 

최정욱 하나증권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배터리와 화학부문의 해외자회사 실적 악화로 지분법손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주요 상장자 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스퀘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개선되면서 최악의 국면은 나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SK스퀘어 흑자전환에도 SK이노베이션, SKC, 팜테코 등의 자회사 실적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2025년에는 반도체 부문 비상장자회사 및 자체사업 실적개선과 이노베이션 및 E&S 합병효과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SKC, 팜테코 등에서 실적부진이 나왔지만 올해는 리밸런싱과 밸류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SK는 강도 높은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의 연결대상회사수는 649개로 전년 716개 대비 67개 감소했다. 상장사는 2개 감소했으며 비 상장사는 39개가 증가했고 104개가 줄었다.

 

지난 2023년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그룹의 구조적 개선, 리밸런싱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맡기며 리밸런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SK그룹은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없애고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솔루티온 등 13개사는 흡수 합병됐으며 스튜디오돌핀 등 15개사는 청산됐다. SK렌터카, 솔라오션, 우리화인켐 등 49개사는 매각됐다.

 

SK의 종속회사 수가 줄어든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말 260개였던 종속회사 수는 2020년 말 325개, 2021년 454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SK그룹 내에서 선제 투자가 강조되면서 SK와 주요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지분 투자가 활발해진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대기업집단의 종속회사는 현대차그룹 151개 LG그룹 30개, 롯데그룹 88개, 포스코그룹 192개 순이다.

 

SK그룹 리밸런싱의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이다. 양사는 지난해 7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산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임시주총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 합병안이 통과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지난해 11월 1일 공식 출범했다.

 

리밸런싱을 위한 매각도 활발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SK그룹은 ▲SK매직의 가전사업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430억원 ▲SK어스원의 페루 LNG 지분 20%를 미국 미드오션 에너지(MidOcean Energy)에 3500억원 ▲SK스퀘어의 크래프톤 지분 2.2%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약 2700억원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지분 100%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8200억원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스 엘리먼츠(Ascend Elements) 지분 7.7%를 SKS 프라이빗에쿼티에 1316억원에 ▲SK동남아투자법인의 원커머스 지분 7.1%를 베트남 마산그룹에 2700억원에 매각했다. 총 1조5700억원 규모다.

 

지난 2023년 SK그룹은 연간 총 2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3분기까지는 누적 18조2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당시 SK그룹 20개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92.6%로 2023년 말 105.1% 대비 12.5%p 낮아졌다.

 

SK그룹은 올해도 리밸런싱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AI(인공지능)와 바이오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SK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SK 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7000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승인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가 완료될 전망이다.

 

최관순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이 진행되면서 그룹 재무안정성이 견고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SK는 26년까지 시가총액 1~2%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 또는 정기 배당 시 추가배당을 지급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는데, 24년 회계연도에 대한 연간주당 배당금은 7000원(+40%, 중간배당 포함)으로 결정됐다"며 "이는 배당수익률 5.3%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은 SK 주가의 하방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SK는 올해 6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페셜티사업 매각익을 올해 배당에 선반영해 전년대비 40% 증가한 주당 7000원의 배당금을 결의했다"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대로 자산매각이익을 배당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부진했던 자회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면서 별도 영업수익은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리밸런싱 과정에서 추가 일회성 매각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대규 기자 daegyu.yang@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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