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AI 서밋에서 “차세대 챗GPT가 등장하면서 AI 시장 대확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에 맞춰 그룹 차원의 OI를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SK하이닉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7052717973_c245f8.jpg)
[FETV=양대규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최근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인 만큼 사회문제 해결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은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같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설명한 OI는 수익 마진, 고객만족도, 지속가능성 등 핵심 성과지표를 최적화해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SK그룹차원의 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런 OI가 회사를 넘어 사회 전체에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추진한 데 이어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에 OI 추진 담당 조직을 두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EO 세미나에서 “오는 2027년을 전후해 차세대 챗GPT가 등장하면서 AI 시장 대확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할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 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최 회장은 “본원적 경쟁력의 확보를 위해 운영개선의 빠른 추진을 통한 경영의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고 OI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OI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경영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접목해야 하는 ‘경영의 기본기’로 자리 잡아야 하며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모든 경영의 요소들이 그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5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장용호 SK㈜ CEO, 박상규 SK이노베이션 CEO,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유영상 SK텔레콤 CEO 등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이 참석한 SK그룹의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2월 정기 모임에서도 CEO들은 OI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들은 “운영개선은 기본과 원칙의 문제이며 이를 통한 비용 절감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열띤 논의를 진행했다.
실제로 각 CEO들은 각자의 회사에서도 평소 O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지난 7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진행된 SKT-SKB 신임팀장 교육 마지막 일정 ‘CEO와 대화’에서 “OI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OI 실행에서는 “구성원의 자발성과 AI 기술을 통한 혁신이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25일 지난해 회사 실적발표와 관련해 “지난해 OI 활동을 통해 포트폴리오별 사업 전략을 재정립 했으며 손익 개선에 집중했다”며 “올 한 해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밸류업, 비핵심자산 유동화, 투자회사 아이덴티티 강화에 주력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호정 SK네트웍스 CEO도 지난달 신년사를 통해 “AI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운영개선(OI) 성과를 높여 변화 속에서도 단단한 체력으로 오퍼레이션이 강한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AI 역량을 본사 및 투자사를 비롯한 사업 전반에 내재화해 AI와 연계된 성과를 빠르게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SK그룹은 OI를 통해 리밸런싱(재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의 2024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의 연결대상회사수는 연초 716개에서 56개 줄어 660개로 집계됐다. 솔루티온 등 13개사는 흡수 합병됐으며 스튜디오돌핀 등 15개사는 청산됐다. SK렌터카, 솔라오션, 우리화인켐 등 49개사는 매각됐다. 총 77개의 회사가 제외됐다. 20개의 기업을 신규 설립하고 1개의 기업을 신규 취득하면서 3분기까지 56개의 연결대상회사가 줄었다.
종속회사 수가 줄어든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말 260개였던 종속회사 수는 2020년 말 325개, 2021년 454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SK그룹 내에서 선제 투자가 강조되면서 SK와 주요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지분 투자가 활발해진 탓이다.
2023년 SK그룹은 연간 총 2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누적 18조2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SK그룹 20개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92.6%로 2023년 말 105.1% 대비 12.5%p 낮아졌다. SK그룹의 순차입금도 2023년 말 84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에는 76조2000억 원으로 9.5% 감소했다.
전문가들도 SK가 OI를 통한 리밸런싱으로 성공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을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중복되는 투자·사업으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통폐합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2024년 들어 전면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다"며 "계획대로 계열회사 및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풍부한 현금 유입으로 지주회사 SK 및 관련 계열회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