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당기순이익 추이(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료 롯데손해보험]](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208/art_17399213317458_1cf36a.jpg)
[FETV=장기영 기자]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수익성과 건전성 동반 악화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대형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당기순이익이 90% 이상 급감한 가운데 자본 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에도 실패하면서 매각 작업 표류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24년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3016억원에 비해 2744억원(91%) 감소했다.
이 기간 보험이익은 4685억원에서 1802억원으로 2883억원(61.5%) 줄었고, 투자손실은 722억원에서 1466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말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2조3202억원으로 전년 동월 말 2조3966억원에 비해 764억원(3.2%) 감소했다.
롯데손보는 당기순이익이 이 같이 급감한 것과 관련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일부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을 포함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도록 했다.
롯데손보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약 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이드라인 적용 영향을 배제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대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2000억원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대형 손보사들과 비교하면 롯데손보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업계 1위사 삼성화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478억원으로 전년 1조7554억원에 비해 2924억원(16.7%) 증가해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사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 역시 1조5670억원에서 1조7105억원으로 1435억원(9.2%)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수익성뿐 아니라 건전성도 악화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지급여력(K-ICS)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경과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 권고치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K-ICS비율은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자본건전성 지표로,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기준 지난해 9월 말 K-ICS비율은 159.8%로 6월 말 173.1%에 비해 13.3%포인트(p) 하락했다. 2023년 12월 말 213.2%와 비교하면 53.4%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경과조치 전 K-ICS비율은 2023년 12월 말 174.8%에서 지난해 9월 말 128.7%로 46.1%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자본 확충을 위해 이달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발행을 연기했다.
롯데손보는 지난 4일 수요 예측을 거쳐 12일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요 예측 당시 확보한 투자 수요는 720억원에 그쳤다.
롯데손보는 비교적 높은 공모 희망 금리 연 5.5~5.9%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수익성과 건전성 동반 악화에 따라 롯데손보의 매각 작업은 앞으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IFRS17 시행 3년차인 올해 수익성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건전성 악화로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손보 매각 작업은 지난해 인수를 추진했던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ABL생명 패키지 인수로 돌아선 이후 표류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체력에 비해 몸값이 비싼 롯데손보 대신 인수 부담이 적은 MG손해보험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감안하면 인수 매력도가 높지 않다”며 “앞으로도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