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 증시, '블랙먼데이'와 어떻게 달랐나

등록 2024.12.05 10:30:08 수정 2024.12.09 18:18:50

글로벌 변수·정치적 불안, 두 차례 증시와 비교해보니
코스피 지수 단 23p 차이 불구, 전문가 전망은 '갈려'

 

[FETV=심준보 기자] 최근 국내 증시는 지난 8월 5일과 이달 4일 두차례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8월 5일은 엔캐리 트레이드와 매크로 거래와 같은 글로벌 외환 시장 요인이 국내 증시를 뒤흔든 날이었다. 반면, 12월 4일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첫 거래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두 날짜의 증시 흐름과 그 배경 등을 비교 분석해 시장이 보인 차이를 살펴봤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2464p로 마감해 전거래일 대비 36p(-1.44%) 소폭 하락했다. 이는 장 시작 당시 2450p와 최저 2442p보다 소폭 회복한 수치다. 반면 8월 5일에는 2611p로 개장해 최저 2386.96p까지 하락했으며 장 마감시에는 2441p로 -8.77% 하락 마감했다. 양일 모두 전거래일 대비 50~60p 가량 하락 출발했으나 전체 하락 폭을 고려하면 8월 5일엔 장 내내 하락추세였다가 막판에 회복한 반면 지난 4일엔 1% 중반에서 1% 후반의 비슷한 하락폭을 유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경우 8월 5일 -11.30% 대폭락과 달리 4일엔 -1.98%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당시 8월 5일은 장 초반부터 엔캐리 트레이드와 매크로 변수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반영되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4일에는 계엄령 선포로 인한 불안감으로 급락 출발했으나, 장중 방위산업주의 강세와 기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경우 8월 5일 이날 괴리율 확대로 인해 일부 ETF가 주가 왜곡 현상을 나타냈다. 이를 제외하면 상승률 상위 종목 대부분이 국내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로 구성됐다. 이들은 10~18%대 상승을 기록했으며 일본TOPIX인버스, 2차전지 인버스 등을 제외하면 모두 코스피 혹은 코스닥 인버스 ETF로 채워졌다. 반면 4일은 미국 빅테크, AI 관련 ETF들이 2%대 후반에서 3%대 중반으로 상승하며 상위종목을 차지했다. 그 외 원유 선물, 금채굴기업, 철강 등 원자재 관련 ETF들이 선전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양일 모두 외국인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8월 5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5281억원을 순매도해 2년 6개월만에 최대규모의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투자자 홀로 1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4일에는 개인투자자 3402억원에 더해 기관투자자도 169억원 소폭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 4088억원 순매도했다. 

 

환율 양상은 정반대였다. 5일 원달러 환율은 매매기준율 1370원으로 전거래일 1361.50원 대비 8.50원(0.62%) 상승했으나 4일에는 1413.50원으로 4원(0.28%) 하락했다. 다만 이날 환율은 3일 밤 1445원까지 상승했던 환율이 상승폭을 줄이는 흐름이었다.

 

금융당국의 대처도 달랐다. 8월 5일 증시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효력 정지)에 이어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를 발동했다. 반면 4일에는 오전 8시 30분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채권시장·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8월 5일과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각각 2441p와 2464p로 단 23p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르다.

 

8월 5일 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 냉각으로 인한 미국 침체 진입 불안은 과도한 감이 있고, 최근의 주가 급락도 합리적인 매도보다는 투매에 가깝다고 판단된다"며 "대내외 변수들로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이 급 하향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확률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했었다.

 

반면 최근 다수의 증권사 연구원들은 수출 둔화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치 불안까지 더해졌다고 말한다. 아울러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정치, 경제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사태로 신용평가사의 한국 전망이 달라질 개연성이 높아졌다. 한국 주식을 보는 해외 투자자 시각도 변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심준보 기자 junboshim13@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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