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건설 10년, 풀어야 할 과제는

등록 2024.12.05 10:42:32 수정 2024.12.05 10:42:42

건설업계 '디지털 전환' 위한 정부 지원 필요

 

[FETV=김주영 기자] 스마트 건설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의문이 남는다

 

지난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산업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기준 및 제도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도로협회와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기술, 기준, 제도적 개선책을 다각도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타 업종에 비해 더디다고 평가했다.. 행사는 이런 인식을 깨기 위해, 첨단 기술이 건설 현장에 가져올 변화와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발표되며 주목을 받았다.

 

황훈희 한국도로협회 본부장은 "스마트 건설 기술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기존 공법과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스마트 건설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미나에서 소개된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은 첨단 기술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혔다. 이 솔루션은 IoT 센서를 기반으로 실시간 양방향 통신과 AI 분석을 통해 기존의 계측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를 통해, 국경을 넘어 기술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양구승 다산이앤지 부사장은 "이 기술은 기존의 자동 계측 방식에 비해 경제성이 30% 이상 개선되고, 공사 기간 역시 단축된다는 점에서 건설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가조립 기술도 주목받았다. 이 기술은 기존의 복잡한 가조립 과정을 디지털로 단순화해 작업 인원을 40% 이상 줄이고 공사 원가를 약 50% 절감하는 성과를 보였다. 발표를 진행한 최진웅 한국도로공사 연구원은 "디지털 가조립 기술은 초기 도입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윤성환 한국도로공사 책임연구원은 교량 설계 기준의 개정 사례를 통해 현장에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교량 설계에서 중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개정안을 통해 연간 약 2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기준과 제도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광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스마트 건설의 흐름을 보면, 기술과 함께 제도적 정비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기술의 잠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싱가폴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들 국가는 기술 도입뿐만 아니라 공공 발주 정책과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스마트 건설의 확산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의 ICT(정보통신기술) 기술 활용 사례와 미국의 연방도로청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며, 한국이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싱가폴은 기술 도입 비용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체계를 통해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에서 스마트 기술의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며, 한국도 유사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발표자들은 BIM(빌딩정보모델링)을 의무화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BIM은 건설 과정에서의 협업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도구지만, 기존의 시방서와 계약 문구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황 본부장은 "BIM 성과물을 인정받기 위해 2D 도면으로 변환해야 하는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며, 기준 개정의 시급성을 언급했다​.

 

세미나를 통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문화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중대한 과제임이 확인됐다. 발표자들은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국민 안전과 건설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주최 측은 "스마트 건설 기술과 제도의 조화가 있어야만 디지털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jepdd@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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