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땐 경륜...이환주 차기 KB국민은행장 낙점 '함의'

등록 2024.11.28 09:18:12 수정 2024.11.28 09:18:22

전임 행장 선례 깬 높아진 연령...조직 안정 속 지속 가능한 성장 도모
KB라이프 요양사업 높이 평가...은행 NIM 하락 속 계열사 시너지 과제

 

[FETV=권지현 기자] '위기 대비=관록 경영'

 

KB금융지주가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차기 수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선정했다. 그간 신임 은행장 연령을 대폭 낮춰 '세대교체' 평가를 받아왔던 것과 다른 선택을 해 이목이 끌린다. 은행 실적이 이미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보다는 경륜을 바탕으로 한 기존 사업의 내실과 성장을 다져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27일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환주 대표는 1964년생으로, 이재근 현 행장(1966년생)보다 나이가 많다. 입행 시기도 이 후보가 2년 앞섰다. 이 후보는 1991년 국민은행에 입행했으며, 이 행장은 1993년 주택은행을 시작으로 은행원 생활을 했다. 은행장 연령이 높아진 건 국민은행 자체로도, 은행권 전체로도 지난 몇 년 래 드문 일이다. KB금융은 이재근 행장 발탁 당시 허인 전 행장(1961년생)보다 5년, 허 행장 낙점 시에는 전임 윤종규 행장(1955년생)보다 6년이나 각각 연령을 낮춘 바 있다. 

 

얼핏 보면 이 후보 선정은 KB금융이 큰 변화를 선택한 듯 보이지만 조직 안정 속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한 행보로 풀이된다. KB금융이 이 후보를 차기 은행장으로 선정한 배경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역시 '안정'이었다. 

 

이 후보는 국민은행에서 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을 거쳐 2020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2021년 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지냈다. 2022년 KB생명보험 수장이 된 후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성공적인 통합을 달성, 지난해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가 됐다. 은행 핵심 업무인 영업, 기획, 재무는 물론 그룹 숙원이던 통합생명보험사 안착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조직이 현재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가 빠르다는 얘기다. 그로서는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를 썼다.  

 

KB금융은 이 후보에게 KB라이프생명에서 보여줬던 관록 경영을 은행으로 확장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KB라이프생명의 영업수익은 23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요양사업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영업수익은 108억원으로 같은 기간 14.9% 성장, 처음으로 3분기 누적 기준 100억원을 넘어섰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KB라이프생명이 지난해 10월 초 KB손해보험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요양사업 자회사다. 이 후보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신의 직속 관할로 끌어들여와 요양사업에 뛰어든 지 1년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KB금융을 통해 가능성을 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생명보험 자회사를 만들어 모두 요양사업에 뛰어들었다. KB금융으로선 이 후보가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또 하나의 사업을 안겨준 셈이다.

 

KB금융은 기존 그룹 내 존재하던 요양사업 부문을 이 후보가 확장, 시장 개척 수준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 수장이 돼 생보사 대표 때와 마찬가지로 본업 카테고리 내에서 수익원을 발굴, 확대한다면 이전보다 손해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으로도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이는 은행은 물론 그룹에게도 내실 성장 차원에서 꼭 필요한 조치다. 이 후보도 이를 인지, 28일 오전 KB라이프생명 본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매우 불확실하고 힘든 상황"이라며 "이 힘든 상황 때문에 (후보 선정의)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엄중함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면서 올해 2분기부터 수익성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은행의 3분기(7~9월) 순이자마진(NIM)은 1.71%로 직전분기 및 전년동기 1.84%보다 0.13%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3분기 NIM은 지난 2022년 1분기(1.66%)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KB금융은 이 후보 선정 배경에 대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의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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