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정해균 기자] "LG전자맨이었다는 점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중략) LG전자가 다시 비상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2010년 9월,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의 고별사 중)
그동안 삼성전자에 가려있던 LG전자 출신들이 최근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의 주력사업은 크게 전자, 통신, 화학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전자 부문은 LG그룹의 핵심역량으로 꼽힌다. 올해 기업 인사에서 LG전자 출신이 최고경영자(CEO) 등에 잇따라 선임되고 있다. 특히 전자 외에도 금융 ·유통·공공기관 등 퇴사 후 진출 분야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 박석원 테크로스 대표
글로벌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제조업체 테크로스는 26일 박석원 전 LG전자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박 신임 대표는 내년 1월1일부터 박규원 부회장과 함께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끈다.
박 대표는 서울고, 서울대 경제학과, 캐나다 맥길대 MBA(경영학대학원)를 졸업했다. 그는 1982년부터 올해 4월까지 36년간 LG전자에서 재직했다. LG전자에서 전략기획팀장, 유럽·북미지역 지역대표 겸 법인장을 거쳐 글로벌 영업마케팅부문 부문장, 해외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해외전문가'로 시장과 고객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크로스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BWMS) 분야의 글로벌 강자다. 한국선박평형수협회에 따르면 테크로스는 평형수 처리 장치 누적 수주 실적에서 세계 1위 업체다.
◇ 김혁표 대유위니아 대표
대유위니아는 김혁표 전 동부대우전자(현 대우전자)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내년 1월 주총을 통해 공식 선임한다. 김 신임 대표는 동부대우전자가 올해 초 대유그룹에 인수될 때 회사를 떠났다.
김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와 헬싱키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왔다. LG전자 상품기획 담당 출신으로 2013년 9월 동부대우전자에 합류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상품기획을 총괄하면서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의 국내 영업을 총괄하게 된다.
◇ 이상호 11번가 대표
오픈마켓 11번가의 이상호 대표는 국내 최고 인공지능(AI)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동국대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했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자연어처리와 음성처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LG전자기술원 선임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NHN, 다음, 카카오 등에서 검색 및 음성 인식 관련된 서비스를 개발했다. SK그룹에는 2016년 SK플래닛 기술총괄(CTO)로 합류했다. 이 대표가 주도한 핵심 서비스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다. 이 대표는 11번가를 '한국형 아마존'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 임형석 KKR 부사장
글로벌 3대 사모펀드(PEF)로 꼽히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서울사무소의 임형석 부사장은 LG전자 출신으로 2016년 11월 영입됐다.
임 부사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LG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과 영국 및 아일랜드 법인 사장 겸 CEO, 유럽 총괄 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등의 다양한 임원직을 거쳤다. 이후 영국 런던에서 한국 투자자 및 기업들을 위한 크로스보더 투자 솔루션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는 자문업체인 컴파스(Compass LKL)의 설립자이자 대표를 역임했다.
배원복 대림오토바이 대표는 LG전자 MC사업본부(휴대폰) 영업그룹 그룹장(부사장) 출신이다. 올 4월 취임한 배 대표는 LG전자 오디오사업부, 경영혁신팀을 거친 후 2001년 MC사업본부 상무가 됐다. MC사업본부에서 디자인경영센터장, 마케팅센터장을 역임했다. 그는 MC 사업본부에서 CDMA 기술 전환을 주도한 휴대폰 상품 기획 전문가로 MC사업본부의 산증인으로 통했다.
최근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 바르샤바 무역관장으로 채용된 권창호씨는 LG전자 체코 법인장 출신이다. 박성진 포스코 산학연협력실장과 허인구 대림자동차 부사장, 변경훈 전 티맥스소프트의 해외사업부문장(사장), 김영수 전 KT스포츠단 대표, 김용성 전 코웨이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이 대표적인 LG전자 출신 재계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