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주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건설업계는 기회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해외 건설 수주의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외교 정책으로 인해 중동 지역 불안정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부정적 영향도 점쳐지고 있다.
삼정KPMG는 지난 7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이뤄진다면 우크라이나 내 주택과 교통, 에너지 부문 재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은행(WB)은 향후 10년간 우크라이나 재건에 주택 803억달러, 교통 737억달러, 에너지 471억달러 등 총 4860억달러(약 68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며, 이 수요가 한국 건설업계에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내 건설업계는 즉각적인 재건 사업 시행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종전과 안정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전쟁 종식 이후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종전 후 우크라이나와 이미 협약을 맺은 보리스필 확장 공항 공사와 송·변전망 구축 사업 등의 프로젝트는 재건 수요가 본격화되면 우선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도 있다.
중동 지역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외교 기조가 원유와 철강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고 공급망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뿐 아니라 국내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건설 전문가들은 원자재와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 기술의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2025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모듈러 주택 건설 기술 확보,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의 도입이 공사비와 원자재 비용을 절감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마트 건설 기술이 건설 효율성을 높여 중장기적으로 건설업계의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원자재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책으로 강조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원자재 가격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