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현대해상이 올해 후순위채 발행으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하며 자본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 5000억원에 이어 11월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지급여력(K-ICS)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처음으로 170%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날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현대해상은 당초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3배 이상의 투자 수요를 끌어모아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진행한 수요 예측에는 총 7970억원의 수요가 몰려 3.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자율은 공모 희망 금리 연 3.7~4.4%의 상단인 4.2%로 결정됐으며,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한다.
현대해상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올 들어 두 번째이며, 연간 후순위채 발행액은 총 9000억원으로 늘었다.
현대해상은 앞선 6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현대해상이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지난해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함께 도입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시가로 변경하고 요구자본 측정 수준을 상향 조정한 K-ICS가 함께 도입됐다.
현대해상의 올해 6월 말 K-ICS비율은 169.7%로, 5대 대형 손해보험사 중 유일하게 200%를 밑돌아 최저 수준이다. 다른 대형 손보사의 K-ICS비율은 삼성화재(278.9%), DB손해보험(229.2%), 메리츠화재(224.8%), KB손해보험(202.7%) 순으로 높았다.
현대해상은 후순위채 추가 발행에 따라 K-ICS비율이 175.1%로 5.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K-ICS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173.2%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연속 160%대에 머물러왔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현대해상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후순위채 발행으로 확충한 자금은 안정적인 K-ICS비율 관리를 위한 운용 전략에 따라 투자할 것”이라며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와 대출 등의 방법으로 자산운용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