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에 "강한 의지로 영업에 집중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936/art_17253539254405_2a8376.jpg)
[FETV=권지현 기자] "동남아성장사업부 등 영업 특화조직이 우리은행 새로운 시작의 최선봉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꾸린 글로벌그룹 동남아성장사업부가 출범 1년 만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실적은 첫 연간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가 관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국내 대형은행간에도 경쟁이 치열한 국가인 만큼 우리은행이 나라별로 좀 더 세심한 기업금융·리테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우리은행의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지역의 퀀텀 점프 및 상호 보완을 위해 지난해 7월 조 행장 취임과 함께 신설됐다. 은행의 글로벌 공략 선봉장 역할을 맡아달라는 취지도 담겼다. 당시 조 행장은 동남아성장사업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우리은행 시작의 최선봉 첨병"이라며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었다.

◇인니·베트남·캄보디아 순익 '반토막'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 소관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 3곳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4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861억원)보다 45.1% 급감한 규모로, 6월 말 기준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성적이다.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시장에서 우리은행과 경쟁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올해 3곳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큰 순익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부진은 뼈아프다. 신한은행 3곳 해외법인의 6월 말 당기순이익은 1620억원으로, 전년 동기(1331억원)보다 21.7% 성장했다.
우리은행 글로벌사업 핵심인 우리소다라은행이 올해 상반기 순익 309억원을 내 1년 전(345억원)보다 10.4% 줄어들었으며, 같은 기간 베트남우리은행은 6.3% 감소한 2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상반기 212억원을 거둔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121억원 순손실을 내 1년 만에 333억원이나 뒷걸음질 쳤는데, 이는 우리은행 동남아성장사업부 역성장 직격탄이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시장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최근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캄보디아 시장이 가라앉은 점이 캄보디아우리은행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인니·베트남 점포 확대 준비
우리은행은 남은 올해 점포 추가 개설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베트남 영향력 확장에 공 들인다는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순익 변동폭이 큰 캄보디아 시장 대신 인도네시아·베트남 지역 공략에 힘 써 경쟁 은행들과의 현지 점유율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이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11개 국가 중 가장 큰 순익을 안겨주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한은행(122억원)과 하나은행(219억원)이 우리은행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은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1413억원을 거둔 곳이지만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약 5분의 1수준을 거두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등' 목표를 내걸었는데,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순익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 행장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에 담대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려나가자"며 '글로벌사업 레벨-업' 등 세부 추진계획을 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인도네시아·베트남 지점 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더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지점 각각 31곳, 17곳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