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롯데카드가 올해 상반기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조달 비용 상승과 베트남 법인의 적자 확대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1~6월) 6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3060억원) 대비 79.5%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 제외 하면 전년(1079억원) 보다 4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를 제외한 대부분 카드사는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곳은 BC카드로 226.1% 급증했다. 삼성·KB국민·하나카드 등도 20% 이상 늘었다.

롯데카드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자비용 급증이다. 롯데카드 올 상반기 금융비용(이자비용)은 3533억원으로 전년(2472억원) 대비 29.6% 증가했다. 이자비용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과 대출 영업을 늘리며 외형 성장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카드 자금조달 실적을 보면 상반기 조달평균 잔액은 18조175억원으로 전년(16조7399억원) 보다 7.6% 증가했다. 조달 잔액에서 원화 자금이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중 회사채가 11조3225억원으로 전년(9조4292억원) 대비 20.7% 늘었다. 이자율은 4.02%로 전년(3.47%) 대비 0.55%포인트(p) 증가했다.
상반기 자산총계도 23조8850억원으로 전년(21조6973억원) 보다 10.1% 증가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대출사업 규모를 늘린 영향이다. 신용카드 취급실적(국내 회원 대상·체크카드 제외)을 보면 일시불은 39조3838억원으로 전년(35조8363억원) 대비 9.8% 증가했으며, 카드론도 3조1647억원으로 전년(2조7459억원) 대비 15.2% 늘었다.
롯데카드는 하반기 지속적인 조달구조 최적화 및 신규 조달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2회 연속 발행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하면서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올 3월만 해도 롯데카드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6.2%에 달했는데, 5월은 5.99%, 7월은 5.68%로 낮췄다.
베트남 법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의 순손실은 127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손실액(12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및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금융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했고, 지난 5월 부실채권 정리 비용이 반영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는 게 롯데카드의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로 인해 현재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을 확보한 상태이며, 현지에서의 축적된 경험과 차별화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 6월에는 월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건전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 연간으로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