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2/art_17228964003428_39fec0.jpg)
[FETV=심준보 기자] 5일 오후,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가 발동됐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서킷브레이커는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발 리스크가 겹쳐 나타났다. 급격한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증시 안정 장치가 가동된 것이다. 과거 증시 폭락 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냈으나 섣부른 전망은 손실로 이어질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5일 오후 2시 14분 전일 종가 2676.19p에서 2459.22p로 216.97p(8.10%) 하락하며 사이드카에 이어 1단계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는 올해 처음이자, 역대 6번째 발동이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 역시 오후 1시 56분 전일종가 779.33p에서 716.53p로 62.80p(8.05%) 하락하며,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도 올해 처음이자, 역대 10번째 발동이다.
사이드카는 주식 시장에서 급격한 주가 변동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일종의 거래 중단 장치다. 주식 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혼란과 손실을 방지하고 시장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서킷브레이커는 사이드카보다 더 강력한 조치로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 만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반면, 서킷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의 전체 거래를 일정 시간 동안 중단시키는 더 강력한 조치다.
미국 증시 역시 크게 하락했다. 현지시간 5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대비 1033.99p(2.60%) 하락한 3만8703.27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은 전장대비 160.23p(3.00%) 내린 5186.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6.08p(3.43%) 하락해 1만6200.0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P통신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2/art_17228995206005_390c7d.jpg)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이전 사례들 중 대표적인 폭락 사례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세 가지 상황이 꼽힌다. 과거 IMF 외환 위기 당시 코스피는 1997년 10월과 11월 각각 27%, 11% 하락했다. 그러나 98년 1월 50% 넘게 상승하는 등 일부 회복했다. 지수가 1997년 9월 고점이던 700대를 회복한 것은 1년6개월 후인 1999년 4월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코스피는 2007년 11월 최고 점 2085p에서 2008년 10월 892.16p까지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이후 2009년 3월과 4월 각각 13% 이상씩 상승했다. 지수는 3년 1개월후인 2010년 12월이 되어서 2000대를 회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스피는 2020년 1월 최고 2277p에서 3월 최저 1439까지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대내외 환경 변화와 금융기관의 노력으로 코스피는 다시 회복했고 고점을 갱신하기도 했다. 당시 지수는 1월 고점 2277p를 약 6개월 후인 2020년 7월에 회복했다.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1년 6월에는 최고 3316p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세번의 폭락 후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3년까지 평균 1년 8개월 후 회복한 셈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우려보다 시장이 과해석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급락으로 12개월 선행 PBR은 0.81배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은 ‘단기 바닥’ 형성 및 반등에 무게를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스콧 렌 웰스파고투자연구소 수석전략가는 "경기가 침체될 거라고 보지 않는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그 효과가 경제 전반에 미치고 각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하면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반면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민간소비가 국가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민간소비의 60%를 임금이 지탱하고 있어 ‘고용→임금소득→소비→고용’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피드백 작용에 의해 고용시장 악화가 가속한다”며 “이를 통해 볼 때 미국 경기는 침체의 초입에 있고 최근 나타난 주식시장의 하락은 이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경기 급랭 속에 급격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의 추가 청산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반될 가능성도 잔존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