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1/art_17225820045255_a6f1c6.jpg)
[FETV=심준보 기자] 미국 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3.65% 폭락하며 2700선이 깨졌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2.03p(3.67%) 급락한 2675.65에 거래를 마쳤다. 2700선이 붕괴된 것은 한달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8483억 원, 기관은 7736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6138억 원 어치를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4.21%, SK하이닉스는 10.40% 폭락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10% 넘게 급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3.75%, 4.32% 하락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4.20p(4.20%) 하락한 779.33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9월 미국 금리 인하가 경제 연착륙을 유도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외국인 자금이 위험자산 회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증시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특히 고용 지표까지 급락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전월치(48.5)보다도 낮은 수치로, 제조업 경기 위축세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SM 제조업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경기 위축,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특히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은 고용 지표의 급락이다. ISM 제조업 PMI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는 43.4로 전월 대비 5.9p나 급락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고용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하며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성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와 재정 적자 확대 기조라는 조합에서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과도한 비관론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보다 견고해진다면 이 같은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도 "Fed가 여전히 경기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높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라며 "따라서 주식시장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Fed가 더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50bp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 27.5%까지 뛰었다. 이는 전일 대비 13%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 12월까지 Fed가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할 확률도 32.9%까지 상승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올해 남은 세 차례의 FOMC에서 최대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오른 1371.2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