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DG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 감소에도 영업 부문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옛 대구은행)가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으로 영업 구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덩치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원화대출금 잔액과 수신 잔액이 늘면서 핵심 이익원인 이자이익이 증가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의 올 상반기(1~6월) 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098억원) 대비 51.6% 감소한 수치다.
먼저 iM뱅크의 상반기 순익은 2101억원으로 전년(2504억원) 대비 16.1% 감소했다. 여신거래처의 전반적인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요주의 여신 증가 및 부실여신 상각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과 iM라이프생명의 올 상반기 순익은 –814억원, 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평가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관련 대손비용을 2분기(4~6월)에 상당 폭 인식하면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DGB금융의 순익 감소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DGB금융은 상반기 187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2분기에만 1509억원을 쌓았다. 이는 증권사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 영향이다.
반면 그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은 증가하며 본업 경쟁력을 입증했다. 상반기 충전익은 6676억원으로 전년(6566억원) 대비 1.7% 늘었다. 이러한 그룹 충전익 성장은 iM뱅크가 견인했다. iM뱅크의 상반기 총영업이익은 8242억원으로 전년(8089억원) 대비 1.9% 늘었다. 이는 상반기 이자익이 7785억원으로 전년(7239억원) 대비 7.5%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2분기 iM뱅크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56조9315억원으로 직전 분기(55조5744억원) 대비 2.4% 늘었다. 수신잔액도 65조4924억원으로 전 분기(64조4808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기업금융 확대 전략인 RPM(기업영업지점장)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RPM은 지점 없이 찾아가는 형태의 영업 방식을 통해 대출을 취급하는 1인 지점장 제도다. 2분기 RPM 대출 취급액은 3조7618억원으로 전년(2조7704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iM뱅크의 모바일앱 고객 수는 209만6000명으로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대면 원화대출금금은 2조3855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9807억원) 대비 20% 성장했다.
특히 그룹 충전익은 5년간 연평균 21%의 성장을 기록하며 DGB금융의 본업 경쟁력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룹 충전익은 ▲2019년 5396억원 ▲2020년 7795억원 ▲2021년 9150억원 ▲2022년 9564억원 ▲2023년 1조1411억원을 기록했다. 총영업이익 중 비이자이익이 62% 증가하며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증권과 생명 부문이 성장하며 비이자익 성장을 이끌었다.
DGB금융 관계자는 “2022년까지 증권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비이자익 성장을 이끌었다면, 지난해에는 은행, 증권, 생명이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생명의 비이자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DGB금융은 상반기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했다고 보고 있다. PF 대출 충당금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과 사업성 평가에 관련된 기준들을 2분기 말에 충실히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또 추가적인 PF 충당 요소가 생기더라도 이번 2분기처럼 대규모로 충당해야 할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PF 충당금은 전체의 절반을 충당했고 그중 1000억원을 털어냈다”며 “남은 비율은 약 35% 정도로 2분기 대규모 충당 이후 비용 압박에선 점진적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