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롯데카드가 자본 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총 4번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수요예측에서 목표한 금액보다 3배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특히 2회 연속 발행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하면서 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나타났다. 4개월 만에 발행금리를 0.52%포인트(p) 낮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9일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5년 후 콜옵션(중도상환)이 가능한 영구채로, 롯데카드는 총 1000억원 모집에 3540억원 매수 주문을 받으며,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롯데카드는 연 5.4~5.9% 금리를 제시해 5.5%에 목표액을 채웠다.
앞서 지난 5월엔 총 900억원 모집에 32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17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연 5.5~6.1%의 금리를 제시해 5.99%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3월에는 1700억원. 52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표면이자율은 연 6.2%에 결정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만기가 없으면서 발행자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조건부자본증권이란 점에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배경도 자본 적정성과 레버리지 배율 개선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부채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지나친 외형 확장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을 8배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카드 레버리지배율은 7.28배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번 발행으로 레버리지배율이 6배 중후반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29/art_17210885044756_eaa864.png)
롯데카드가 두 번 연속 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이유로는 발행 방식의 변화와 공모희망금리 밴드를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방법은 공모·사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롯데카드가 지난 3월에 발행한 방법은 사모 방식이다. 사모 방식은 일부 특정한 투자자들에게만 채권 발행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행자는 투자자들과 미리 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다. 앞서 카드업계가 사모 방식을 선호했던 이유로는 발행금리는 다소 높을 수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발행 금액을 미치지 못할 것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반면 5월, 7월에 발행한 방법은 공모 방식이다. 공모 방식은 리테일(개인) 투자 수요를 흡수해 사모 방식 대비 발행금리에 이점이 존재한다. 또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금리 밴드 하단에서 조달 금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카드는 리테일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해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옵션을 채택하기도 했다.
같은 공모 방식에도 발행금리가 차이 나는 이유는 롯데카드가 제시한 공모희망금리 밴드가 달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희망금리는 국고채 5년물 금리, 경쟁사 또는 비슷한 신용등급에 회사들의 발행금리 등을 고려한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4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3.6%선을 웃돌았으나, 지난 10일 기준 3.131%로 하락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게 가장 크다. 시장 금리가 낮아지면서 희망금리를 낮게 제시할 수 있었다. 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 단계에서 낮은 금리로 신청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