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2차 전원회의가 5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623/art_17175491629156_0c8962.png)
[FETV=박지수 기자]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2차 전원회의가 5일 열린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쿠팡이 상품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정해 직매입 상품과 PB 상품 검색 순위를 상위에 고정 노출했는지다. 쿠팡 PB상품 판촉이 제약을 받을 경우 타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심의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2차 전원회의를 열어 쿠팡의 PB 상품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심의한다. 공정위는 회의 후 쿠팡에 대한 제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이르면 이달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지난 2022년 참여연대가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하는 쿠팡의 행위가 부당하다며 신고한 게 출발점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상품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정해 직매입 상품(로켓배송 등)과 자사 PB상품 검색 순위를 상위에 고정 노출했으며, 이는 공정거래법상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가 쿠팡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쿠팡이 자사 PB상품이나 직매입 상품을 상단에 노출이 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기만 행위로 공정위는 쿠팡에 대해 ‘법인 고발’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쿠팡은 PB 상품과 관련해 임직원에게 구매 후기를 작성토록 해 검색 순위 상단에 올라오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반면 쿠팡은 이러한 공정위의 조사 과정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는 유통업의 본질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지난 4월 입장문을 통해 “쿠팡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상품평뿐만 아니라 판매량, 고객 선호도, 상품 정보 충실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랭킹순’은 쿠팡이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상품이고, 고객은 쿠팡 랭킹순 외에 판매량순, 낮은 가격순 등 여러 방법으로 비교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업체들도 PB 상품을 눈에 띄는 곳에 진열하는데 이는 쿠팡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임직원 구매 후기와 관련해선 임직원을 포함해 모든 고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쿠팡이 제재를 받을 경우 PB제품울 생산하는 중소기업들도 매출 하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PB를 제조하는 90%는 중소업체로, 대기업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한 중소기업의 PB상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의 전체 매출 상품 중 PB 상품 매출 비중은 5%(31조8298억원) 정도다. 2017년부터 PB 사업을 시작한 쿠팡은 현재 식품·생활용품 등 200여 중소업체를 통해 곰곰·탐사·코멧과 같은 이름으로 29종의 P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 기만행위가 인정될 경우 쿠팡은 수천억원대 과징금 위기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위가 쿠팡이 자회사 씨피엘비(CPLB)를 부당 지원했다는 측면에서 볼 경우 과징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PLB는 쿠팡의 PB 상품을 전담하는 쿠팡의 자회사다. CPLB는 지난해 1조6436억원의 매출을 내며 2020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공정위가 알고리즘 조작 주체를 CPLB가 아닌 쿠팡이라고 판단할 경우 PB 매출이 아니라 쿠팡의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PB상품 매출이 아닌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대 5000억원의 과징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그간 업계에서는 고물가에 대응해 가성비를 내세운 PB상품을 확대해 왔다. 이마트는 피코크와 노브랜드,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와 오늘 좋은과 같은 PB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쿠팡 PB상품 우선 노출이 제약을 받을 경우 타 유통업체들 역시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의 경우 일반 제조사 브랜드(NB)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일부러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 상단에 배치하는 경우도 많은만큼 이번 심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