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카드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던 ‘향기 카드’를 기억하시나요? 

현재는 발급이 중단된 카드로, 2009년 BC카드가 세계 최초로 사용자가 원하는 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신용카드인 향기(Perfume)카드를 개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나만의 향기카드는 한 가지 향을 가진 스티커를 부착한 기존 방식의 향기 카드와는 달리 카드표면에 있는 향기아이콘에 고객이 좋아하는 향수를 직접 뿌려 나만의 개성있는 향기를 가진 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수 금속으로 제작된 향기아이콘은 향수를 머금고 서서히 자연 발향하도록 제작됐다. 나만의 향기카드에 한번 담긴 향기는 사용하는 향수에 따라 2주 이상 지속되며, 향기가 사라지면 다시 향수를 넣어 지속적으로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BC카드는 향기 외에도 오감을 활용한 이색 신용카드를 상품화하기도 했다. 2008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발광(Selight) 카드도 있다. 발광 카드는 Self-Lightening에서 딴 상품명으로 카드 내부에 발광 LED단자를 삽입해 카드를 단말기에 가져가면 단말기로부터 전원을 공급받아 LED에서 빛을 발산하게 하는 카드다. 눈으로 결제를 확인할 수 있는 카드로 화제가 됐으며, 2009년 특허로 인정받았다.

BC카드는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소리 또는 진동이 나는 특허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BC카드는 2009년 Sound(소리)카드는 이미 개발을 완료해 1분기(1~3월)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출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Sound 카드는 신용카드의 IC칩에 사운드 모듈을 탑재해 카드를 단말기에 사용 시 특정 음계 또는 소리를 나게 하는 카드다. 초소형 마이크로스피커를 카드에 탑재해 사람 목소리 형태로 발음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도 진행했다.

진동형 카드는 카드 결제 시에 진동이 발생하는 기술로, 거래 정보에 따라 서로 다른 패턴의 진동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결제 승인 및 실패일 때 발생하는 진동을 서로 다르게 만들 수 있다. BC카드는 당시 오감을 활용한 카드를 개발하게 된 배경으로 “오감을 활용해 고객의 기억이나 감성을 자극하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BC카드는 2009년 한지를 소재로 한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지카드는 한지를 여러겹으로 접착 처리해 제작했다. 소재의 70%가 한지다. 한지로 만들었지만 카드 표면을 특수 처리해 물에 젖지 않으며 비접촉식(RF) 카드의 경우 카드 내부에 기존의 구리 안테나 대신 도전성 잉크를 사용해 환경 친화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성분을 주원료로 한 생분해성 친환경플라스틱(EBP: Ecol Bio Plastic)을 카드로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카드들은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다. 업계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지갑에 카드를 넣고 다니는 문화였기 때문에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상품들이 기획되고 출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카드가 휴대폰 안에 탑재되면서 더 이상 독특한 재질이나 플레이트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주기보다는 혜택 등을 강조한 카드들이 더 인기를 끈 요인도 한몫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행이 돌고 돌면서 뉴트로(Newtro·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며 “실물카드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면 이색 신용카드가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