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승인 때문에 심사에 정치 논리가 개입된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여당인 민주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친 민주당 기업인 블랙록 자산운용이 이번 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블랙록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지만 과거 금 ETF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 도입 시기가 늦어져 금 ETF 운용 규모 1위를 3위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내준 전례가 있다. 

ETF 상품이 거래를 시작하려면 거래소가 제출한 19b-4 서식과 발행사가 제출한 S-1 서식이 모두 승인돼야 하며 아직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 준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은 지난 21일 승인을 앞두고 20% 넘게 오른것 외에 최근 일주일간 520~530만원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역시 최근 일주일간 횡보하는 모습이다.

□ 미국 정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가상자산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더리움에 대한 SEC의 태도 변화는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반 가상자산 스탠스를 유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으나, 백악관은 '계속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거부권 행사 철회를 암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으로 후원금을 받겠다는 글을 게시하며 "크립토 군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반 크립토 군단'을 만들겠다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대선을 위해 가상자산 지지자들 모으고 있다고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가상자산에 부정적 의견을 표출해왔으나 최근 “재집권땐 비트코인 결제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입장을 선회했다. 

가상자산 관련 이슈와 법안들은 2024년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EC의 갑작스러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그리고 가상자산 관련 법안에 대한 초당적 지지는 이러한 정치적 압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 홍콩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량은 얼마나?

업비트는 홍콩에서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의 거래량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 4월 30일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된 첫날 주요 홍콩 이더리움 현물 ETF의 거래량이 최근 SEC의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기대감과 맞물려 상승했다. 거래 시작 후 지난 24일까지 홍콩 이더리움 현물 ETF 일일 평균 거래량은 약 120만 달러(약 17억원) 규모다. 거래량은 타 자산군에 비해 높지 않지만 홍콩은 스테이킹(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의 일정량을 지분으로 고정하는 것) 허용 방안을 검토중에 있어 상승이 예상된다. 미 SEC가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기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향후 스테이킹을 통한 추가수익 확보를 위해 홍콩 시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은 ETF 다음 타자는?

빗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다음으로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는 가상자산에 대해 다뤘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더리움 현물 ETF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다음 ETF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한 다수 패널이 솔라나 현물 ETF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인 CFTC 규제 기반 선물 시장이 확보되면, 솔라나 현물 ETF가 출시될 확률이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높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과의 소송에서 솔라나는 증권이라고 단언한 바 있고 현재 규제 체계에서 솔라나 현물 ETF가 탄생한다면 2026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니엘 얀 매트릭스포트 설립자는 "만약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가장 현명한 거래 전략은 곧바로 솔라나를 매수하는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