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축은행, 생산성 시중은행 '두배 差'...왜?

등록 2024.04.19 09:25:04 수정 2024.04.19 10:34:57

이익 30배 이상 차...저축銀, 디지털전환·고금리 영업 영향
단순 비교 어려워...시중銀 공공재 성격, 상생금융 인력 多

 

[FETV=임종현 기자]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인 돈이 시중 은행의 두배를 웃돌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 1인당 생산성만 따지면 한해 3조원 이상을 버는 대형 은행이 1000억원도 못 버는 대형 저축은행에 한참 뒤처지는 셈이다. 

 

1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작년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립전이익)은 평균 5억8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억1000만원 감소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한 영향이다.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은행이 거둔 총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을 직원 수로 나눈 값이다. 충당금 등을 반영하지 않아 은행의 영업 경쟁력을 잘 보여준다는 지표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자산규모 기준 1위 업체인 SBI저축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15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4억4200만원) ▲OK저축은행(3억600만원) ▲애큐온저축은행(3억2900만원) ▲웰컴저축은행(3억원) 순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인당 생산성은 평균 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00만원 올랐다. 이중 하나은행이 4억1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우리은행이 2억90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5대 저축은행의 생산성 지표가 높은 이유로는 시중은행과 달리 점포 수와 직원 수에서 차이가 난다. 1인당 생산성은 통상 점포 수나 직원 수가 적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작년 말 기준 5대 저축은행의 점포 수는 58개다. 2021년 전과 비교하면 20개가 줄었다. 직원 수는 3192명이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3078개, 직원 수는 6만1937명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경영효율화를 위해 영업점을 줄이거나 통합·운영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며,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보다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회사는 영업점 운영에 드는 임대료, 인건비 등도 줄일 수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이 안정화되면서 업무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최근 개인금융도 영업점을 찾지 않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갈수록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이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금융 디지털화로 영업점 수가 줄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쉽게 영업점 수를 줄일 수 없다. 작년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점포 폐쇄를 두고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점포를 폐쇄하기 위해서는 대체 점포 등을 둬야한다.

 

또한 저축은행은 특성상 시중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다. 타 업권보다 금리가 높은 대출을 제공해 예대마진(대출금리 수익에서 예금금리 손실을 제외한 부분)이 높아 이자수익 창출이 원활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포지티브 규제로 인해 여·수신 업무만 할 수 있다. 포지티브 규제란 법률과 규제에 기재된 업무만 허용하고 이외의 사업은 허용하지 않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주 고객군이 중금리 이상 차주이다 보니 예대마진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조달금리가 높긴 하지만 대출금리가 그만큼 높아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라며 “시중은행들은 공공재 성격이 있다. 상생금융 부서가 많고 인력도 많다 보니 생산성 지표가 낮을 수밖에 없다. 단순 비교하기에는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현 기자 jhyun9309@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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