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지수 기자] 한미약품과 OCI그룹 통합으로 촉발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경영권 프리미엄 문제로까지 번졌다. 한미약품그룹은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이 19일 언론에 배포한 ‘한미사이언스, 사라진 경영권 프리미엄’ 관련 보도자료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임종윤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 과정에선 한미사이언스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4만여 주주 권익이 무시된 사례”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이에 한미약품그룹이 즉각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은 반박 자료를 통해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와 OCI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번 통합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라며 “허위 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종윤 사장 측이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를 기반으로 배포한 자료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 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인 반면,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의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그룹 측 주장이다.
앞서 형제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의 통합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울회계법인이 지난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시스템에 공시된 100억원 이상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양수도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경영권 프리미엄율 평균은 239.2%로 조사됐다며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OCI와 기업결합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인수합병을 통해 한미사이언스가 지주사 지위를 잃게 되면 한미약품 주식 40%와 헬스케어 사업 등 일부 기업가치만 인정받게 돼 주주들의 손실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그룹은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가 왜 소액주주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이냐”라면서 “논리적인 모순에 빠져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딜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들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 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본인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려고 했던 취지였는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그렇다면 한미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명분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룹은 “지난 10여 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오히려,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라고 비판하면서 “자기 부정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모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간 경영권 갈등은 현재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수원지방법원은 오는 21일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이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사건에 대한 심문기일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