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덮고 보자?...PF에 15조 수혈하는 금융권, 실효성 의문

등록 2023.09.27 09:32:54 수정 2023.09.27 10:05:20

PF 대출 보증 10조·정상화 펀드 2조·정책금융 3조 등 15조 신규 투입
경기 둔화 등에 효과 우려..."선택과 집중, 금융권 전반 구조조정 필요"

 

[FETV=권지현 기자] 금융당국과 주요 은행들이 정부의 '주택공급 촉진'에 발맞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총 15조원 규모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택 수요 부진과 부동산 가격 하락, 금융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수십조원을 붓는 PF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일각에서는 재구조화 펀드만 해도 이번 방안이 지난 6월 내놓은 대책에 돈만 더 부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도시보증기금(HUG)와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을 통해 PF 보증을 10조원 늘리고 민관 합동으로 2조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도 가동한다는 방안이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는 3조원 추가 자금을 내놓는 등 금융권에서만 15조원이 새롭게 투입된다. 

특히 대폭 늘어난 'PF 보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PF 보증은 사업 초기인 브릿지론을 받은 시공사가 본PF로 넘어가기 위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서지만, 이번 대책을 통해 보증기관이 적극 나서 PF 보증을 대폭 확대해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윤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공급 목표였던 15조원에 10조원을 늘려 총 2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HUG와 주금공이 5조원씩 증액해 각각 15조원, 10조원을 공급한다. 

 

PF 보증 문턱도 낮췄다. PF 보증 대출한도는 전체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하고, 시공사 도급순위 700위 이내인 심사 기준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는 미분양 PF 보증을 받으려면 분양가격을 5% 할인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분양가 할인 대신 발코니확장 등 간접지원도 인정해 준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지원도 늘린다. 건설사 보증과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매입 한도를 3조원 추가 확대해 총 7.2조원 이상 규모로 부동산 PF와 건설사를 지원한다. 이외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도 PF사업장 대상 차환, 신규대출 등에 나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미봉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조원 규모 보증과 대출 확대를 필두로 하는 이번 정책이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PF 관련 기업들의 구조조정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건설 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 시행사를 비록해 PF 관련 금융업권 전반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전 식별작업이 구체화돼야 한다"면서 "재정 투입의 경우에도 직접 금융시장 개입보다는 경기둔화로 인해 곤궁에 처하게 되는 취약계층 지원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떨궈낼 기업은 정리하고 가야 하는데, (정상화) 타이밍을 못 맞추다 보니 계속 지원을 늘려 (위험을) 돌려 막는 모양새"라며 "응축된 위험이 터지면 그나마 PF 리스크로부터 살아남았던 은행권도 부실채권을 안게 되는 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최근 당국이 캐피탈사에게 돈 떼일 위험을 감안해 정상 여신을 요주의 여신으로 변경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으라고 권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또 당국은 '정상화 펀드' 규모도 확대 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실효성 우려가 나온다. 앞서 금융위는 26일 부실·부실우려 사업장을 재구조화 해서 사업성을 높이는 PF 정상화 펀드 규모를 당초 1조원에서 2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자산관리공사(캠코)가 1.1조원을 이달 조성해 실사가 완료된 사업장 대상으로 채권 인수를 위한 입찰에 나선다고 밝혔다.

 

캠코와 민간 투자자가 1대1로 매칭하며 국민·신한·우리·NH 등 금융지주도 일부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업권 자체적으로 1조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PF 사업 재구조화가 필요한 사업장을 선별‧지원하기로 했다. 하나‧우리‧NH‧기업은행 등이 6000억원, 저축‧여신업권이 4000억원을 조성한다. 

 

하지만 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캐피탈 등 비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6월 말 기준 121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3조원 규모인 재구조화 펀드 규모가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의 경우 캠코와 금융지주가 나서 '살아남을 수 있겠다' 싶은 PF 대출은 되사가는 의미인데, 사실 이는 이미 지난 6월 내놓은 정책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면서 "그로부터 3개월이 흘러 현재 9월이 다 지나가는 데도 은행이나 캠코가 비은행이 보유한 부실 PF 사업장을 사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지난 8월 말 기준 187개 사업장에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성을 제고하고 사업진행에 필요한 신규자금을 지원한 결과 현재 152개 사업장에서 재구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장은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되도록 해 새로운 PF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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