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세계를 누비며 해외시장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조원에 가까운 연간 수주 목표를 1분기에 달성한 것은 물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부채비율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대우건설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상반기 내 정비사업에서의 활약은 없어 상승세에 접어든 대우건설의 실적에 ‘옥의티’로 불린다.
정 회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주로 해외에서 머무는 기간이 많았다. 가장 많이 찾은 지역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의 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른 데다 자재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줄면서 해결책으로 해외 수주를 선택한 것이다.
정 회장의 결단은 성과로 돌아왔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에만 1조8000억원이라는 연간 수주 목표액을 달성했다. 지난 2월 나이지리아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계약한 데 이어 3월엔 리비아서 대규모의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카두나 정유시설의 사업비 규모는 5억8918만 달러(7255억원 가량),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의 사업비는 7억9000만 달러(1조500억원 안팎)에 달한다. 해당 사업지 2곳만으로 연간 수주 목표치를 훌쩍 넘긴 셈이다.
이 사업지는 모두 정 회장이 공을 들이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작년 말 나이지리아를 찾아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만난 것도 카두나 정유시설의 참여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또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인재 채용에도 나서고 있는데 이는 모두 해외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여기에 수주를 진행하는 해외 주요 사업지들을 고려하면 올해 누적 실적은 더 커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정 회장이 공을 들이는 중동지역을 대표 거점시장으로 삼아 이라크 알포 신항만 건설공사 후속공사, 리비아 재건사업,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연내 수주가 기대된다. 특히 첫 마수걸이 수주로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던 나이지리아에서도 추가 프로젝트 협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사업을 따낼 수 없다고 해도 각 사업비의 규모가 천문학적인 만큼 올해 해외에서 올릴 대우건설의 신규수주는 최소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하는 가운데 재무체력도 탄탄해졌다. 올 1분기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184.5%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말과 비교하면 14.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199.1%였다. 부채비율은 통상 200% 이하를 안정적, 100%이하를 이상적으로 본다. 위험수준에 도달했던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다시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이 각종 수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문도 있었다. 정비사업 부문이다. 대우건설은 해외에 힘을 쏟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정비사업부문에선 상반기 내 단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다. 대우건설이 작년 도시정비에서만 5조원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도시정비에서의 성과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을 위해 선별수주에 나선 결과”라며 “작년에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도시정비 수주 성과가 있었던 만큼 하반기엔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